오늘의 제주인, 김성범씨를 만나러 서귀포시 서홍동에 자리 잡은 기아모터스 서귀포지점을 찾았다.

기아모터스 서귀포지점

김성범 부장
마침 휴일인 토요일인데도 그는 당직 근무에 여념이 없었다.

만나자 마자 평소 그랬듯이 명함을 내게 내민다.

기아자동차 서귀포지점/카마스터 부장 김성범이 그의 직함이다.

그는 지난 1988년부터 자동차 판매 영업을 시작해 올해로 기아자동차 영업 26년째 베테랑이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 그는 카마스터로 해내기 힘든 누적판매 3000대 돌파라는 진기록을 이뤄냈다.

이 기록은 평균 한 달에 10대 이상 자동차를 꾸준히 팔아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며 현재 도내 자동차 영업사원들 중에는 김성범 부장과 타 자동차 영업사원 한 명 만이 여기에 포함된다.

도내에는 현재 400여명의 카마스터가 열심히 영업을 하고 있고 잠시 거쳐 간 사람들까지 합하면 수 천 명의 카마스터가 이 일을 한 셈이다.

1962년생 김성범 부장은 올해 나이 53세로 서귀포시 강정동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배를 타고 일하는 모습을 보고 마도로스를 꿈꿨다고 한다.

해군 소위 임관

하지만 제주대학 어로학과와 해군 ROTC를 거쳐 해군 중위로 전역한 후 우연히 들어선 길이 지금의 자동차 판매 영업이다.

당시엔 보험회사와 제약회사, 그리고 자동차 판매로 ROTC 출신들이 많이 진출할 때였다.

김성범 부장은 “처음엔 3년 정도 세상 물정도 알고 경험도 쌓을 겸 이 일을 시작했는데 벌써 평생직장이 됐네요”하면서 “1988년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제주도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2만 여대 였는데 지금은 38만대가 넘었으니 자동차를 통해 격세지감을 많이 느끼네요”라고 말한다.

그는 자동차를 통해 시대를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일을 시작했을 당시는 88서울올림픽 이후여서 우리나라에 국민소득 5천불 시대에 맞춘 마이카 열풍이 거세게 불 때였다.

당시 기아자동차에서 생산되는 프라이드, 콩코드, 봉고트럭, 승합차 베스타등은 차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그는  “입사 초기엔 연고판매와 개척판매 두 가지를 병행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가가호호 방문과 심지어 상갓집까지 찾아다니면서 고객들 한 사람씩 만들어 갔어요” “당시는 40, 50대 남자 고객들이 대부분이었고 제주인 경우 특이하게 농촌에서 필요한 1톤 트럭이 많이 팔렸어요”라고 회상한다.

이렇게 잘 나가던 그의 자동차 판매 영업도 IMF 기아사태라는 큰 고비를 맞게 된다.

1997년 7월 16일 기아자동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50여명의 동료들이 회사를 떠났고 자동차 판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시절 김성범 부장은 더욱 더 고객의 소중함을 느꼈고 새로운 마음으로 자동차 판매 영업을 하리라 다짐한다.

그의 영업 마인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약속이다. 계약에서 부터 차량 출고,  할부인 경우 수금까지 고객과의 약속은 철저히 지켰다.

그리고 작은 부분에서의 고객감동은 또 하나의 그만의 영업 노하우다. 신차 인도시 반드시 세차를 해서 고객에게 넘기며, 수시로 고객을 찾아 차량에 대한 상담과 이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했다. 

고객 상담

1998년 12월에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차량 모델의 다양화, 품질 향상등 외적인 부분은 향상됐지만 여러 가지 경제상황과 맞물리면서 2009년 까지 판매는 지지부진 했다.

그 이후 2010년 MB정부 시절, 자동차 구입 시 차량가격 및 세금 할인등 경기부양책으로 자동차 판매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제주인 경우에 렌트카가 늘어났고 중국인, 이주민등이 많이 유입되면서 차량 판매가 꾸준하게 이어져왔다.

현재 제주도내 년간 신차판매량은 2만 여대로 현대차가 45%, 기아차가 35%, 나머지 20%는 수입차및 기타 차량이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판매 달인(?)이라고 불리고 있는 김성범 부장의 앞으로의 꿈은 소박하다.

하나는 정년(만 60세)까지 앞으로 8년 동안 열심히 자동차를 판매해 누적판매 4000대의 기록을 갱신하는 일이다.

이 기록을 달성하면 회사에서 포상품으로 기아자동차 K9(싯가 5300만원 상당)을 준다고 한다.

누적대수 4000대 달성 포상품

김성범 부장의 꿈은 정년까지(자동차 판매 영업 34년 동안) 꼭 이 목표를 달성해 K9 자동차를 포상품으로 받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앞으로 제주에서 전문적으로 전기자동차를 판매하는 카마스터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제주가 다른 지역과 달리 전기자동차의 메카로 부상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이처럼 한 가지 일로 평생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그는 아직도 나이 지긋한 옛 고객들이 아들, 딸들의 차량 구입을 위해 자신을 다시 찾아 줄 때와 그리고 그 분들이 자신이 타고자 하는 신차를 찾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요즘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일을 바꾸면서 살아간다.

김성범 부장은 이런 세태와 다소 거리가 멀다.

그가 걸어 온 26년 자동차 판매  외길 인생에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지, 새삼 깨닫게 한다.

  

김성범 부장의 지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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