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惡童)을 가르침에 있어 회초리가 약이라면, 이제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도민들로부터 회초리 맞을 차례다.

도민은 안중에 없이 맨 날 악다구니 치며 싸움질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오죽해야 전직 도지사와 도의장들이 원희룡지사와 구성지 도의회 의장 면전에서 “싸움질만 하고 있다”고 호통이었겠는가.
26일 원희룡지사초청 송년 간담회 자리에서다.

새해 예산안을 놓고 벌이는 도와 의회간의 치고받는 진흙탕 싸움에 대한 쓴 소리이자 힐난이었다.

‘개혁이란 이름으로 화장한 속 좁은 도정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과 도민대의기관이란 이름으로 밀어붙이는 불도저식 의정이 뒤엉킨 못된 버르장머리’에 도민들은 식상한지 오래다. 인내의 한계영역을 넘어선 것이다.

두 기관에 대한 도민 적 회초리 경고에 관계없이 예산은 국민혈세로 조성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국민을 위해 쓸 자금이다.

도의 예산도 예외일수가 없다. 제주발전과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쓰게 되는 것이다.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집행부나 이를 심의 의결하는 도의회도 모르지는 않을 터이다.
그렇다면 제주발전과 도민들을 위해 쓰는 예산을 놓고 왜 티격 태격인가.

도와 도의회가 제 쌈짓돈 쓰듯 마음대로 요리 할 예산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조곤조곤 머리 맞대고 의논하며 예산을 짤 수 있는 일이다.
사업의 우선순위, 시급성과 불가피성 등을 따지고 불요불급한 소비성 낭비성 예산 편성을 제어할 수 있다면 집행기관과 의결기관이 오순도순 예산 작업을 못할 일은 아니다.
편성권이니, 의결권이니 권한만  고집하고 따질 일은 아닌 것이다.

도지사나 도의원 모두 선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약사업도 있게 마련이다.
도지사의 공약사업도 도의원들의 공약사업도 모두 제주를 위한 것이다. 당연히 예산이 필요하고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힐 부분이다.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주민 숙원사업도 마찬가지다. 도지사는 큰 틀에서, 도의원은 지역구의 마을단위 구조에서 사업비를 마련하려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상식적이고 당연한 일이다.

다만 예산 규모의 한계성 때문에 무한 예산 편성이나 배정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예산 편성은 규모의 예산을 효율적으로 적절하게 배분하는 기술인 것이다.

여기서 예산 편성권을 갖는 집행부와 예산 심의 의결권을 갖는 도의회의 상생협력 협상능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각각의 고유권한을 인정하면서 양보와 배려를 통해 예산편성의 효율성과 합목적성을 달성하는 방안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구성지의장의 '사전 협치예산 논의 제안'은 권한 따지기로만 밀어낼 일은 아니었다.

“협상은 다른 사람을 속이고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위하여 서로 나누는 것”이라 했다.
세계적 협상 코치 ‘짐 토마스’가 그의 책 ‘협상의 기술’에서 한 말이다.
‘양보함으로서 얻으라’는 협상전략의 교훈인 것이다.

그런데도 도와 도의회간의 협상전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제 밥그릇 챙기기 욕심만 있을 뿐이다.  ‘원희룡 도정의 정무라인’이 무너져 버렸기 떼문이다.
‘박+박’으로 표현되는 ‘2박(박정하 정무부지사·박영부기획조정실장)정무라인’을 말함이다.

박정하정무부지사는 의회협력, 소통정책, 국제협상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의회와의 협력이나 소통을 통해 도와 의회간의 원활한 상생관계를 유지시키는 징검다리 역할이다.

따라서 그에게는 뛰어난 정무감각이 요구된다. 정치력 발휘는 기본 자질중 하나다.
소통의 달인, 마당발로 표현되는 정무직의 친화력이나 설득 조정 능력은 직무수행의 성공여부를 가름하는 필요충분 조건이 아날 수 없 다.

그러나 (거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박 정무부지사는 정무직에 요구되는 이러한 자질이나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의회 일각에서 나오는 지적이다.

“정무적 감각은 제로에 가깝고 정치력도 형편 없다”는 등 그가 쌓아온 스펙이나 경력에 부끄러운 혹독한 비판도 있다.
도의회에 대한 설득 조정능력은 고사하고 되레 갈등과 분열만 부추기는 ‘싸움닭 수준’이라는 듣기 거북한 된소리도 거침없이 나온다.

이번 의회와의 예산 갈등에서도 예의 정무적 기능이나 역할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고 한다.
‘협치 도정’의 정무직이면서 협치의 한 축인 의회를 밀어내고 배격하는 반의회적 언행‘을 서슴없이 보였다는 것이다.
도민정서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불통의 이미지로 의회와의 소통정책을 담당하고 있다면 여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박정무부지사나 박기획조정실장의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고 빠지기 식 의회공격 기자회견 등은그래서  원희룡지사의 전국을 탔던  KBS라디오방송대담 파문과 함께 ‘원희룡 정무라인’의 민낯을 꾸밈없이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2박의 언론 플레이’가 지사의 리모컨에 의한 것이든, 알아서 기는 자가발전에 의한 것이든 그것은 상생의 길은 아니다. 되레 상극으로 가는 지름길일 뿐이다.
원희룡 도정 정무라인에 대한 일대 혁신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무직은 긍정적 사고와 신뢰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문제해결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학습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소통 협력할 수 있는 3A(anytime, anywhere, anyone)타입의 친화력을 갖추어야 된다"는 말이 있다.
원도정의 정무라인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특히 박정무부시사가 깊이 새겨들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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