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주지역 투자진흥지구 지정 문제가 주민 고용창출, 지역 업체 참여확대, 지역 경제 활성화의 극대화 등 원래의 취지가 퇴색되고 사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도민들의 원성이 높다.

며칠 전 제주토착 자본으로 전직 제주도의원이 야심차게 시작했던 제1호 '투자진흥지구' 지정 ‘제주동물테마파크’가 2005년 개발사업 승인 후 제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지정해제를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문제로 제주도가 여러 가지 제도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과태료를 포함한 ‘투자진흥지구’ 사후관리 강화, 조세감면 일몰기한 연장, 지정업종 조정 및 투자금액 세분화, 이행 기간 설정 및 지정 해제요건 강화 등 법과 제도를 현실성 있게 마련하기 위해서다.

제주도는 지난 25일 열린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심의회에 상정된 8건 가운데 관광호텔 3곳의 투자진흥지구 지정 이 모두 심의 보류됐다고 26일 밝혔다.

분양형 콘도미니엄에 이어 관광호텔에 대한 제주투자진흥지구 지정에도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내 숙박시장에 대한 분석이 마무리되면 차후 관광호텔업의 투자진흥지구 지정 기준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투자진흥지구 숙박업 편중 현상이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심의 과정에서는 숙박업에 대한 과잉공급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광호텔업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진흥지구 지정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투자진흥지구는 투자 유치를 위해 세제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인데 숙박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호텔업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주지역 관광숙박업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객실 가동률은 2011년 74%에서 지난해 72.1%로 1.9% 포인트 하락했으며 조만간 적정 수준인 7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심의위원들은 관광호텔업의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심의하기 위해서는 도내 숙박시설의 공급과 수요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며 관광호텔 3곳에 대한 심의를 모두 보류했고 제주도는 오는 6월까지 제주지역 숙박시설의 수요와 적정 공급량에 대한 분석을 실시한 뒤 관광호텔업의 투자진흥지구 지정 기준을 새로 수립하겠다고 했다.

전언에 의하면 이날 심의에 참석했던 원희룡 지사는 내심 상정된 안건 대부분이 통과됐으면 하는 분위기였으나 심의위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너무 강해 회의 도중 다소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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