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지역 도서관의 책 대출권수는 전체적으로 줄었으나 유독 농촌지역 도서관의 이용자수와 책 대출권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의 소위 ‘시골 도서관’들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15개 공공도서관의 책 대출권수는 153만권으로 전년도보다 9.3%줄었다고 10일 밝혔다. 제주시 도심에 위치해 가장 많은 이용자수와 책을 보유한 한라도서관의 대출권수는 49만권으로, 전년에 비해 11%가량 줄었다. 제주시 도심에 있는 또다른 대형 도서관인 탐라도서관은 지난해 27만권의 책을 대출했다. 역시 전년에 비해 13% 감소한 수치다.

도서관 관계자들은 대출권수가 1인 3권에서 5권으로 늘어나는 대신 대출기간을 7일에서 15일로 늘린 것이 되레 대출 횟수를 감소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농촌에 있는 도서관들은 대출권수가 크게 늘어나고 이용객수도 증가했다. 대출제도 변경 이외에 ‘숨겨진 이유’가 있는 셈이다.

농어촌인 애월읍에 위치한 애월도서관의 지난해 도서 대출권수는 4만3000여권이다. 전년에 비해 11.2%, 2012년에 비해 42.3% 늘어났다. 또다른 농촌지역인 안덕면의 안덕산방도서관은 지난해 2만7000여권을 대여했다. 전년에 비해 25.9%, 2012년에 비해 40.9% 증가했다. 표선도서관, 성산일출도서관, 한경도서관 등 전형적인 농어촌에 있는 도서관의 책 대여권수는 모두 증가했다.

 

이는 다른지역에서 제주로 터를 옮긴 이주민 등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제주로의 순유입 인구는 1만1112명으로, 세종시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이렇다보니 농촌 도서관에서는 일부러 ‘귀농·귀촌’을 주제로 한 자료와 책을 갖춰놓고 있다. 애월도서관은 지난해 신규등록 회원이 5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애월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 통합서비스로 인해 다른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이곳에서 반납할 수 있다보니 이용객수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유입인구 증가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며 “정착 이주민을 비롯해 방학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찾는 한 달 살이, 혹은 3~6개월 살이 주민들이 제주에 체류하며 도서관을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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