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갈등구조 속에 이어져 왔던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관계가 오랜만에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26일, 도청 대강당에서 양측은 정책협의회를 열고 카지노 등 제주지역 현안을 논의한데 이어 예산제도 개혁을 위한 실천 방안을 협의했다.

먼저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해 온 예산문제에 대해서는 '협의체'를 통해 합의점을 모색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논의된 안건은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사항, 공항 인프라 확충, (가칭)제주도 예산제도개혁협의체 구성(안) 등 세 가지다. 특히 제주도와 도의회는 이번 정책협의회를 통해 예산제도개혁을 위한 실천방안을 협의했다. 특히 가칭 '제주특별자치도 예산제도개혁협의체' 구성은 지난해 10월 불거진 도-의회 간 예산 관련 갈등에서 비롯됐다. 당시 양 기관 간 갈등이 증폭되자 시민사회단체는 도정, 의회, 시민사회 및 각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예산제도 혁신을 위한 사회적 합의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와 구성지 의장은 이러한 여론에 공감을 표명, 지난 1일 도지사와 도의장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예산개혁의 공동 주체가 돼 예산제도의 개선방향을 설정해 나가기로 천명했다. 이어 최근 열린 도의회 임시회 과정에서 지사와 의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논의기구를 구성, 예산안 개선(개혁)을 위한 협의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협의에 따라 4월중 협의체가 구성, 본격적인 예산제도 개혁에 들어간다. 참여 분야 및 인원은 협의 후 결정키로 했다. 도의 입장은 10명 내외로 하고 도, 의회, 시민단체, 전문가, 주민대표 등이 참여한다는 복안이다.

원희룡 지사는 "도민들의 혈세가 정말 필요한 곳에, 필요한 시기에 제대로 투입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도민들도 신뢰를 보내줄 것"이라고 밝혔다. 구성지 의장은 "이번 협의를 시작으로, 도민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현안을 하나하나 풀어가다 보면 도민들이 진정으로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 기관은 카지노 관리·감독 강화에 대해 적극 공감하되, 이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관광진흥법이 조속히 개정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공항인프라 확충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 내에 도민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연구용역에 반영토록 공동 노력키로 했다.

이 같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움직임은 최근 양쪽의 정무라인이 활발하게 가동되어 서로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진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 지난번 인사에 원 지사의 최측근인 현광식씨가 비서실장으로 들어오면서 제주도정의 정무 기능이 훨씬 안정감을 찾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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