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팥꽃나무과 / 상록활엽관목

◆ 학명 : Daphne kiusiana Miq.

◆ 꽃말 : 꿈 속의 사랑

2월 중순~

아직은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는 2월이지만 조용하던 곶자왈은 깊은 겨울잠에서 서서히 깨어날 준비를 합니다.

용암대지 빌레 곶자왈 깊숙이 들어가는 동안 은은하면서도 향긋한 내음이 코를 자극하기 시작합니다.

윤기가 나는 초록잎 사이로 순백의 작고 수수한 십자모양의 예쁜꽃들이 동그랗게 모여 핀 모습이 신부가 든 부케를 닮았습니다.

바람타고 날아오는 달콤한 꿀향기는 곶자왈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찾아보지 않아도 눈 앞에 슬그머니 다가와 눈웃음을 짓습니다.

부처님이 내린 상서로운 향기를 가진 꽃 백서향이 숲 전체로 퍼져 나간 맛있는 꿀냄새는 막힌 코까지 뻥 뚫어 줍니다.

봄의 문턱에 순백의 사각별 백서향 꽃은 활짝 피어나 순수하지만 달콤한 향을 멀리까지 날려 줍니다.

천리를 간다는 순백의 백서향이 드디어 전령사가 되어 봄을 활짝 열어 줍니다.

백서향이 자생하는 곳은 울창한 상록활엽수림지대보다는 숲 가장자리나 겨울 햇빛을 볼 수 있는 낙엽활엽지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반음지와 건조한 곳에서 잘 자라고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백서향이지만 더위를 싫어하고, 일년 중 일정 기간 충분한 햇빛과 자랄 수 있는 조건이 곶자왈에 뿌리를 내려 자생하고 있는 이유이다.

윤기나는 초록색의 어긋난 잎은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자루는 짧고 털은 보이지 않는다.

꽃은 이른 봄인 2~3월 가지 끝에 흰색으로 피는데 십자모양의 자잘한 꽃들이 뭉쳐서 달린다.

포에는 흰색의 잔털이 보이지만, 암술대는 털이 없고, 수술은 2줄로 배열되며 꽃받침통에 달려 있다.

이른 봄에 서둘러 꽃망울을 터트리는 백서향은 다른 봄꽃들이 만개하는 5~6월이면 주홍빛깔의 열매가 달리는데 독이 있다고 하네요.

꽃은 암수 딴그루인데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것은 대부분 수꽃이어서 열매를 맺는 것이 드물다.

아직 암꽃을 만나 보지 못해서 열매 또한 접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향이 나는 여러 가지 식물 중에 백리를 간다는 백리향, 그 보다 향이 더 진해 천리를 간다는 백서향~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면 향기가 좋아 남채(濫採) 당하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물론 관상가치가 높아 남채(濫採)되는 일이 있지만 식생변화도 하나의 원인이 됩니다.

백서향은 주로 관상용으로 가꾸어지지만 껍질은 제지용 펄프재나 섬유재로 쓰이고, 민간에서는 해독약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백서향은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역에 분포하는데, 제주 곶자왈에서 자생하는 백서향은 꽃에 털이 없거나 잎의 크기 등에 차이가 나 새롭게 '제주백서향'이라 불립니다.

제주백서향은 제주도 용암지대 빌레 곶자왈에 자생하는 식물로 1m이하의 작은 키 나무로 순백의 십자모양 꽃은 둥그렇게 모여 피고 진한 향기가 특징입니다.

곶자왈의 전설을 만들어가는 순백의 백서향은 때묻지 않은 향기로 오래도록 코 끝를 자극합니다.

신부 부케, 어린아이 치맛자락, 향이 맛있다...

곶자왈에서 처음 만난 백서향을 떠올리며 고백하는 길동무들의 설레이는 표현입니다.

길동무는 이 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며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를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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