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동장 김 영 진
며칠 전 싱그러운 봄꽃내음을 맡으며 관내를 순찰한 적이 있다. 공원 산책길을 따라 걷고 있는데 갑자기 앞쪽 나무 밑에서 애완견 한 마리가 튀어 나왔다. 애완견이 있던 나무 밑에는 동물의 것으로 여겨지는 배설물이 있었다. 시민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인데 동물의 배설물을 마주하는 순간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애완견의 목에 목줄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분명히 주인이 있는 개인 것 같은데 공공장소에서 볼일을 보게 한 것은 시민의식의 부재로 밖에 생각이 안 든다. 사실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대표적인 문제가 화장실일 것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공원을 찾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그와 관련된 민원이 가끔 제기된 적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목줄을 채우지 않아 위협을 느낀다는 의견과 동물의 배설물을 방치하는 일부 이용객들 때문에 공원 이용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반려동물은 사람들이 키우는 동물에게 단순히 음식과 생활할 곳을 제공하고 그 동물을 보는 것에 만족하는 애완의 개념보다 깊은 동반자적 의미를 지닌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여 명에 달하면서 반려동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산업도 다양해지고 있다. 애견 패션시장은 물론이고 애견호텔, 미용실, 애견 방송, 식품업 등 반려동물에 대한 투자가 계속적으로 늘고 서비스도 고급화되는 추세라고 한다.

이제 길거리나 공원에서 흔히 만나는 반려동물이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공간이 필요하다. 기존에 조성된 공원의 구석 일부분에 울타리를 설치하여 동물들이 목줄을 하지 않고도 동반자와 자유롭게 뛰어놀게 하고 배변시설을 갖추어 그곳에서 볼일을 처리하게 한다면 평소 느껴왔던 불편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전용공간을 만들어 등록된 반려동물에 한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시행한지 오래되었으며 국내에서도 서울 등 일부 도시에서 추진하고 있다. 전용공간 시설이 어려운 조그마한 공원에는 반려동물 배설물 처리도구 비치함을 설치하여 동반자 스스로가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려동물과 같이 공원을 산책하는 동반자는 목줄을 반드시 매도록 하고 배설물 처리봉투를 지참하여 배설물을 처리봉투에 되가져 가야만 한다. 그들만의 공간에서 마음껏 뛰놀게 하는거야 말로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는 것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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