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야생노루가 유해동물로 지정된 후 지금 까지 약 2년 동안 3000여 마리가 포획된 가운데 적정 개체 수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제주시는 그동안 3억5000만원을 투입해 1850마리, 서귀포시는 3억4000만원을 들여 1237마리 등 지금까지 도내에서 총 3087마리의 노루가 포획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최근 조사에서 노루 서식밀도가 구좌읍 지역은 2013년 ㎢당 10.8마리에서 지난해 4.3마리로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안덕면 지역도 2013년 ㎢당 9.8마리에서 지난해 4마리로 감소했다.

이를 반영하듯 농작물 피해 보상금이 지급된 농지는 포획 전인 2012년 0.87㎢ 였으나 엽사를 동원해 포획이 시작된 2013년 0.78㎢, 지난해는 0.61㎢로 줄어들었다.

문제는 지난 2년 간 대대적인 포획에도 현재 노루가 몇 마리인지에 대한 추산이 들쭉날쭉하다는 점이다.

노루 포획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지만 계속 포획을 허용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팽팽하다. 노루가 나타나는 지역 농민들은 당분간 노루를 계속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주시 애월읍 한 농민은 “노루 포획으로 피해가 조금 줄기는 했지만 지금도 여전하다. 신고를 하지 않고 자포자기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노루가 몇 마리인지에 대한 추산이 들쭉날쭉하다는 점이다. 제주도 측은 노루가 1만7000마리에서 1만4000마리가량으로 줄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환경단체 측은 노루가 많을 때도 7000∼8000마리를 넘지 않았고 포획 이후 현재는 4000∼5000마리 정도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적정개체를 3300마리로 분석하고 있다.

정확한 노루 수를 파악하기 위해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사를 실시한다. 적외선카메라, 레이저거리측정기 등의 장비를 동원하고 필요하면 사냥개도 활용한다. 지난해 농작물 피해 장소, 110개 오름(작은 화산체) 등을 대상으로 밀도를 조사한 결과 km²당 제주시 8.4마리, 서귀포시 6.5마리 등으로 나타났지만 편차가 심해 제주 전역으로 확대해 추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연구원 오장근 박사는 “조사 방법, 지역에 따라 개체 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올해까지 조사를 하면 노루 포획을 지속할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세밀한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