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은 수요에 따른 저비용항공기의 투입 증가로 1분 30초에 한번 씩 뜨고 내린다. 이미 포화상태지만 앞으로 3년 이내, 2018년에는 완전 포화상태에 이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임에 따라 제주 신공항 건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다만 앞으로의 정확한 항공수요 예측과 계획, 예산이 관건이다. 현재시점에서 신공항을 건설한다 해도 7년 내지 10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기존공항 확장이나 비행시설 임차, 크루즈 선석 확충 등의 대안 마련도 시급하다는 견해도 따라붙는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신공항 건설과 함께 현재 공항시설의 확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원 지사는 지난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주공항의 고속탈출로, 터미널 확장 등과 도민들이 동의해주면 야간 운행금지를 풀어 포화상태에 이른 제주공항 시설의 확장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지금의 공항을 이용하더라도 5~7년 동안 포화상태에서 오는 관광객을 돌려보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임시로 정석비행장이라도 임차해서 활용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논의도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간에 제주 신공항 건설을 놓고 회자되는 현재 공항의 바다 쪽을 매립해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시설활용 면이나 비용 면에서 무리가 있어 실효성이 없는 방안으로 결론 났다면서 선을 그었다.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급부상 때문에 공항을 가급적 키워야한다는 데는 이견들이 없지만 자본조달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활주로나 공항구내는 국가시설로 당연히 국가가 해야겠지만 에어시티, 터미널 등은 공기업과 함께 민간기업도 장기 투자로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 지사는 “현재로 보면 활주로 하나짜리 신공항을 건설해도 포화상태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면서 “이제는 트래픽이 경제의 초점이기 때문에 자원이고 곧 돈이다. 에어시티 영종도 규모보다는 작겠지만 트래픽을 이용한 컨벤션·쇼핑·금융시설을 갖춘 에어시티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의 에어시티 구상 중 하나는 공항의 한 구역을 대한민국의 금융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프리포트 개념을 도입, 홍콩과 싱가폴과는 다른 의미에서의 여객금융자유지대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으로, 산업적 측면도 고려하는 보다 큰 그림이다.

원 지사는 “공항을 둘러싼 시계구역으로 해서 제주도의 역량을 키우고 관문을 키우는 것이 제주도가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공항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로 규모 있는 신공항 건설에 대한 당위성을 대신했다.

이와 연계해 중국 관광객 수요의 한 축으로 대두되는 게 크루즈의 활용이다. 원 지사도 “크루즈가 공항 다음으로 주력하는 분야로, 제주도가 전략적으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동아시아 크루즈 산업이 이제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고, 현재 거점항이 싱가폴, 홍콩, 광저우, 상하이, 텐진 등인데, 일본이나 중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제주가 필수적 기항지라는 점이 지리적인 강점이다.

하지만 현재 제주에는 크루즈 선박이 15만 톤 급과 8만 톤 급 각각 한 대씩만 댈 수 있는 선석밖에 없어 관광객이 4시간 만 체류하다 떠나는 실정이다. 몇 주 전에 상해에서 입항한 22만 톤 급 크루즈선이 제주항에 갈수 없어 부산항에 머무르는 등 제주의 선석 확충 요구가 힘을 받는 이유다.

이에 내년에는 제주에 15만 톤 급 입출항이 가능한 선석을 두 개 확충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지만 제주에서는 4대 선박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원 지사는 “지금 크루즈로만 관광객이 60만 명 가량이 되는 데 선석이 부족해 1년에 50회가 넘게 관광객을 받지 못하는 상태다. 강정항은 현재까지 크루즈 터미널을 착공하지 못한 상태인데도 건설하면 오겠다고 하는 가계약이 만원을 이루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또 원 지사는 “공항이 커지면 공항을 이용해 제주도를 방문해 육지여행을 한 후 크루즈를 타고 나가는 플라이트 앤 크루즈가 가능해지고 부산항을 가기 위해서도 반드시 제주항을 거치게 돼 국내 관광의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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