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제주시의회의 2003년도 행정사무감사가 3일 상임위별로 종합감사에 이은 감사강평으로 일주일간의 일정을 마감했다.

이번 2003년도 제주시 행정사무감사는 전반적으로 뚜렷한 쟁점발굴이 되지못한데다 매년 반복되는 중복성 질의와 핵심을 비켜가는 추궁에 집행부도 자료제출 요구를 늑장으로 대응하는 등 대체로 함량이 미달했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올해 행정사무감사는 감사에 들어가기 하루전인 26일 열린 자치교통위원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다루면서부터 힘겨루기에 들어가며서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의원들은 집행부가 공유재산 처분이나 취득에 대해 의회의 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내년 예산편성이 이뤄진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몰아세웠고 결국 부시장의 사과가 있은 후에야 속개됐다.

이어 28일 열린 도시관광위원회에서는 전날 다뤄진 종합경기장 실내수영장에 대한 감사내용에 대해 관련 공무원의 항의·협박성 전화와 방문으로 인해 파행이 연출되기도 했다.

여기에다 의원들간 매끄럽지 못한 회의진행으로 인해 상임위가 정회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전반적으로 사전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의원은 집행부를 상대로 호통을 치면서도 자리를 비우는 사례가 다반사였으며 감사장에서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번 행정사무감사가 미진한 부분은 의원들의 준비부족과 수박겉핥기식 질의에도 있지만 집행부의 형식적인 자료제출과 늑장제출도 한몫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일부 의원들의 갑작스런 제출요구도 있었지만 대부분 집행부가 부서를 서로 떠미는 등의 이유로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관광민속타운의 운영에 따른 문제점을 파헤치고 대책을 추궁하거나 인사의 난맥상을 짚어내 질타한 점 등은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적지않은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계획적이지 못한 부지매입 등 전반적으로 부실화된 사라봉 잔디구장 조성사업에 대해 철저한 준비로 문제점을 규명하고 대책을 추궁한 것 등은 좋은 본보기가 됐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대안없는 질책성 질의와 몰아세우기,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려는 윽박성 추궁에다 집행부도 원론적인 '노력하겠다' '없도록 하겠다' 등 매년 반복되는 구태를 벗어나는데는 부족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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