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경숙 작가의 단편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의 표절 부분이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 사실을 부정했던 작가가 연이은 의혹 항의에 표절을 인정했다고 한다.

필자는 두개의 작품을 한국어로 읽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본인과 출판사가 인정했으니 그런가 하고 믿고 있다.

작가의 표절 문제와 의혹은 일본의 인기 작가들 사이에도 가끔 일어난다. 그럴 때마다 사실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지만 굴뚝에서 연기가 난 이상 작가들은 인정한다.

인정하는데 자질구레한 자기 변명이 없고 솔직히 인정하고 표절 대상의 작가에게 정식으로 사과는게 일본 작가들이다.

일본 작가들의 표절은 거의 공통성이 있다. 외국의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나 인기 작품에서의 표절이라기 보다 무명 작가나 범죄인 자신이 쓴 논픽션 작품에서의 경향이 많다.

그런데 신 경숙 작가의 경우에는 좀 특이하다. 외국의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고 또 하나 지적하라면 일본 최우익 작가였던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일간지는 물론 스포츠신문까지 한국 인기 여성작가가 미시마 작품 도작을 인정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일본 인터넷어서의 도작 비난은 더욱 거세게 일어났다.

한국 인기 작가의 일본인 작품의 도작은 한국 작가와 작품의 수준까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각 방면에서 한국은 도작 천국이라는데까지 비화하고 있다.

인터넷 네티준들의 속성상 그런가 하고 무시하고 있지만 도작 사실을 중심으로 사실이 아닌 것까지 눈사람처럼 부풀려서 한국에 대한 비난의 공세를 늦추지 않으니 몹시 불쾌하다.

지금 한국에서는 아니, 세계에서는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 가고 있는데 그 우익 작가의 대표였던 작가의 작품 표절이 한국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대한 충격이 더 컸다.

필자는 이 표절 소동이 일본 지상파 텔레비에서 정제되지 않은 채 방영되는 것이 솔직히 걱정이 되었었다.

그런데 이 소동을 여유롭게 꼬집으면서 와이드 쇼나 뉴스로서 보도할 수 없는 일이 일본 여당 자민당에서 일어났다.

지난 25일 자민당 젊은 세대의 국회의원들의 <문화예술간화회:懇話會>라는 공부회가 있었다.
기하라 자민당 청년국장이 중심이 되어 38명의 의원들이 작가 햐쿠다 나오키 작가를 초대한 회합이었다.

아베 수상의 측근 국회의원들과 아베 수상과 가까운 햐쿠다 작가의 이 회합은 아베 수상의 실질적인 응원부대였다.

이 회합에서 일본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발언들이 럭비공처럼 튀어나오면서 일본 정계만이 아니라 얄본열도를 발칵 뒤집히고 있다.

일본국회에서 지금 논의 중인 안보문제에 관한 국민의 이해도가 약하고 이에 대한 언론의 비난이 높아지자 그에 대한 성토대회나 다름없었다.

"매스컴을 응징하기 위해서는 광고료 수입을 없애버리면 된다. 문화인이 경제단체에 전해 주기 바란다."

"스폰서들에게도 방송 내용을 보면서 좋지 않는 방송에는 스폰서를 그만두게 하는 것도 괜찮다."는 의원들의 발언이 쏟아졌다.

이어 우익 작가 햐쿠다 씨의 발언은 더욱 강했다. "오키나와 2개 신문은 없애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도 튀어나왔다.

일본 미군기지의 74%를 두고 있는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동을 같은 오키나와 바다를 매립하여 이전하는데 오키나와 주민들이 반대와 이를 지지하는 신문에 대한 비난이었다.

일본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물론 야당의 비난 속에 매스컴들은 이 기사를 연일 톱 뉴스로 보도하고 있는데 국회운영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자민당은 기하라 청년국장을 경질하고 1년간 임원직 정지 제제를 가했지만 야당에서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 식이라면서 계속 공세를 취하고 있다.

국회 회기 연장을 하면서까지 안보법안을 처리할려는 아베 수상의 신념을 그의 최측근 세력들의 실태(失態)로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년은 해방 70주년, 한일외교수립 50주년이라지만 일본의 우경화로 그 어느 때보다 악화된 한일 관계에 최근이 아니라지만 일본 우익 작가의 작품 표절 문제가 한국 인기작가의 작품에서 튀어나왔다.

하필 왜 이럴 때인가 말이다 하고 일본에서 이 기사를 대하면서 짜증스럽고 부끄러운데 자민당의 실책으로 지상파 텔레비와 매스컴 등에서 <한국 때리기>의 절호의 기회를 잃고 말았다.

우경화 속에 권력을 잡은 자민당의 오만한 언론 비판 때문에 표절 소동이 희석되었다는 아이러니를 필자는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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