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사실을 약 60년 전의 유년시절 초등학교 때, 우리세대들은 구호처럼 외치면서 배웠다.

교과서에 게재된 독도의 흑백 사진 한장을 펼쳐보면서 당시 선생님들은 36년간의 식민지 지배도 모자라서 일본은 또 다시 우리 영토를 빼앗으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고 가르쳤다.

우리는 이 사실을 구구법처럼 동동 외우면서 독도를 뇌리에 새겼다. 이것은 우리 세대만이 아니고 그 전과 그 후에도 대물림처럼 이어져 내려왔다.

해방 70년을 맞은 올해까지도 이 대물림의 지속성은 <독도는 한국땅>이 아니라는 부정론을 계속 전개하는 일본의 집요성에 대한 반사행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독도가 자연현상으로 일본 쪽으로 단 1센치도 기울어지지 않았지만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은 2월 22일 <타케시마의 날>로 정하여 해마다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으며 일본의 중앙정치가 참가도 늘어나는 현상이다.

2012년 8월 12일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당시 이 명박 대통령의 독도 전격 방문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일본의 항의는 에스컬레트화 했고, 한국의 독도 <실효지배>라는 일본의 표현은 <불법점거>로 일제히 둔갑했다.

한.일 양국 사이에 독도 문제의 첨예한 대립은 "고독한 섬"이라는 "독도:獨島"(돌섬이라는 의미에서 "독도"라고 명명되었다고는 하지만 한자 의미로서는 고독한 섬임)가 다른 어느 섬보다도 화려하게 양국에서 노출되었다.

한장의 흑백 사진을 쳐다보면서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배웠던 60년 전의 이야기는 빛바랜 그 사진과 함께 역사가 돼버리고, 지금은 서울 한복판에 있는 <동북아역사재단>의 "독도체험관"에서도 동일 시간(同一:실시간) 속에 독도의 모습을 그대로 영상으로 볼 수 있으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자세히 기술할 수 없지만 7월 1일 오사카에서 한국을 방문한 7명은 지난 2월까지 주오사카 한국총영사를 역임했던 "동북아역사재단"(서울 서대문구) 이 현주 사무총장을 표경 예방 후, 1층에 있는 <독도체험관>을 둘러보았다.

2일 아침에는 국회본청에서 "국회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와 조찬회동 속에 독도를 주제로한 의견 교환이 있었고, 오후에는 대구 경북도청에서 김 관용 경북도지사를 표경 방문 후, <독도자료관>을 찾았다.

3일 울릉도에서 "독도라운드테이블협의회위원"들과 합류하고 같이 <독도박물관> 견학 후, 이 승진 독도박물관장의 "울릉도.독도 역사의 새로운 이해"라는 강연을 들었다.

4일 우리 일행은 배를 타고 약 한시간 반의 항로 끝에 독도를 방문했다. 누군가는 독도 첫 방문을 "독도에 상륙했습니다." 아니면 "독도의 땅을 밟았습니다." 등의 표현을 나름대로 사용할 것이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왜곡된 역사와 굴욕의 역사인식의 상징으로 클로즈업된 독도는 유구한 반만년의 한반도 역사를 묵묵히 지켜본 산 증인이 아닐까.

"제가 독도입니다."
필자의 독도 첫 방문은 "상륙"이 아니라 첫 "만남"이었고 이렇게 다정하게 속삭이면서 맞아주는 것 같았다. 아니 동도와 서도가 양팔을 벌리면서 맞아주었다.

"이렇게 쉽게 독도에 올 수 있었기 때문에 큰 만족감은 느낄 수 없었을런지 모르지만 예정대로 올 수 있어서 다행이고 참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안내역을 담당했던 <경상북도 독도재단>의 조 우동 기획운영팀장의 한 마디가 이번 독도와의 만남에 대한 응축된 결론으로서 가슴을 찔렀다.

독도로 인한 한.일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한국에서의 <독도지킴>은 지역성을 벗어나 국민적 정서로서 <독도사랑>으로 승화되었고 국내만이 아니고 외국으로도 비화되었다.

이렇게 수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독도에의 방문은 울릉도와 독도로 가는 두편의 배를 이용해야 하는데 기상조건에 따라서는 울릉도만이 아니고 독도에 가서도 상륙을 못하는 좌절감을 맛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들은 너무나 좋은 기상조건에 그 좌절감을 전혀 겪어 보지 못했기 때문에 만족감과 달성감에 대한 느낌이 많이 희석될 수 있다는 안타까움에서 나온 조 우동 팀장의 반가우면서도 착잡한 이율배반적인 발언이 필자의 가슴을 찔렀고 뭉클하게 했다.

일상적으로 우리가 잘 알려진 사람에 대해 많은 예비 지식 속에서 어떤 기회에 그 주인공을 만났을 때 "제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이라는 말을 들어서 감격할 때가 종종 있다.

독도에 갔을 때 독도는 필자에게 그런 모습으로 다가왔다. 유년시절 때부터 구구법처럼 동동 외웠던 독도에 대한 예비 지식들 속의 만남에 "제가 바로 독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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