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제주도 간부공무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도민들의 비판이 커지자 원희룡 지사는 대기발령과 직위해제라는 고강수의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원희룡 지사가 올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발탁한 인물들이어서 민선 6기 원 도정의 혁신과 변화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대기발령된 이생기 해양수산국장은 감사위원회 감사를 통해 각종 불법행위가 적발된 해양수산연구원에서 지난 3년 동안 원장을 지냈다.

수의계약을 통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고, 연구개발 사업에 연구원으로 참여하거나 외국 연수에 동행하는 등 위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는 감사위원회에서 이 국장에 대한 경징계를 요구해 소명 절차가 남아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했다며 대기발령을 명했다.

또한 풍력산업 인.허가권을 가진 장정호 에너지산업과장은 지난달 한국풍력산업협회로부터 풍력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라며 상장과 함께 상금 500만 원을 받았다.
장 과장은 이 상금을 모두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지만 제주도는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중징계 사유에 해당된다며 직위를 해제했다.

원희룡 도정이 출범한 후 나란히 발탁된 두 사람은 직무대리였던 지난 1월 정기인사에서 해양수산연구원장에서 해양수산국장,
교통정책담당에서 에너지산업과장으로 한 단계씩 직위 승진했다.

제주도는 당시 간부 공무원에 대한 6개월 동안의 평가와 앞으로의 성과 창출을 위한 인적 쇄신에 무게를 뒀다고 성명했다.

지난해 8월 민선 6기 도정 첫 번째 인사 이후 과장급 이상의 업무추진과 실적에 대한 평가도 가미됐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간부 공무원들은 성과 창출, 인적 쇄신을 위해
업무추진과 실적에 대한 평가를 거쳐 원희룡 지사가 발탁했다는 것이다.

원희룡 도정의 인사시스템의 문제는 공직내부 개방형 직위 인사나 공공기관장 인사를 공모할 때마다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이미 출범초기 제주시장 인선 문제로 파행을 겪으면서 인사 난맥상을 보여 왔지만 공모 과정에서 특정인사가 거론되면 거의 최종 낙점됐었고, 보은인사, 코드인사 논란도 계속 이어졌다.

이달 31일쯤 2015년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과연 이번 인사는 실추된 원희룡 지사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청렴한 하고 일 잘하는 적임자를 발탁할지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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