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연일 이어지는 여름철 폭염 속에 원희룡 지사는 민선 6기 제주 도정 출범 이 후 네 번째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번은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분위기의 인사다.

제주도가 밝힌 인사의 기본 방향은 일 중심과 업무연속성, 청렴 수준을 반영한 인사라고 한다. 또한 여성공무원 발탁과 직원 인사고충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뒀으며, 도의회 및 감사위원회와 도간 상호 소통과 신뢰에 방점을 찍은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원희룡 지사가 도정을 이끈 지도 벌써 1년이 지나 2년차를 맞고 있다.

그동안 원 도정은 제주의 미래가치를 위한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인사도 많은 시행착오 가운데 하나다.

취임 초기엔 제주시장 낙마와 공기업 사장 선임에 따른 여러 가지 구설수로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이번 인사도 벌써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취임 초에 단행한 인사엔 ‘송일교’란 신조어가 생겼고 이번엔 해당 공무원들의 출신 학교까지 거론되고 있다.

인사는 아무리 잘해도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기 마련인데 출신 고교까지 들먹이는 것은 너무 억지다.

이번 인사는 104명이 승진 임용됐고 자리를 옮긴 인원이 353명이다. 승진의 경우 5급 이상이 31명, 6급 이하가 73명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원희룡 도정이 취임 2년차에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해 국장급 주요 보직은 승진인사를 제외하고 전보인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사였던 제주시 부시장에는 예상대로 김순홍 제주시 안전자치행정국장이 자체 승진 발탁됐다. 이는 제주시 공무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행정의 안정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능력 있는 여성공무원들의 발탁은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넘어 업무성과와 능력을 갖추면 주요 보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인사다.

총무담당에 강순자 사무관, 환경정책과 환경정책담당에 김명옥 사무관, 제주농업기술센터소장에 박덕자 지도관이 최초로 여성공무원으로 보직을 맡아 일하게 됐다.

또한 이번 인사는 공무원들의 희망하는 부서로의 이동과 도의회와의 사전 협의로 소통과 신뢰에 근거한 공감인사를 단행해 갈등을 최소화 한 인사라는 평가다.

아쉬움이 있다면 원희룡 지사가 취임하면서 임명한 ‘원도정 3인방’의 하나인 이기재 제주도 서울본부장이 8월3일자로 사의를 표명해 다시 공모절차를 거쳐 뽑아야한다.

박정하 정무부지사도 내년 총선 출마 얘기가 거론되고 있고 협치실장이란 이름으로 임명됐던 김헌 실장도 그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

또한 전임 우근민 지사 사람으로 분류된 공무원들의 완전 퇴장도 이번 인사의 특징 중 하나다.

아무튼 이번 상반기 인사를 통해 원희룡 도정의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면 집권 2년차를 맞아 실시한 이번 하반기 인사는 승진이라는 메리트를 통해 한 단계 높은 원 도정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이제 원희룡 도정은 수없이 얘기한 제주의 미래가치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한다.

‘말의 성찬’으로 끝나는 원희룡 민선6기 도정이 되지 않기 위해선 지금부터 운동화 끈을 단단히 매고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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