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푸르른 바다와 천혜의 자연환경을 두루 갖춘 제주도는 해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는 제주에서도 젊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Hot한 장소다.

뿐만 아니라 월정리는 제주도의 ‘홍대’로 불릴 만큼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밤에는 삼삼오오 해변을 거니는 여행객들을 제외하고는 고요한 모습이지만 아침이 되면 월정리는 고요한 밤의 얼굴을 벗어던지고 활기를 되찾는다.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북적대는 사람들 소리는 젊음의 열기가 가득한 홍대, 서촌 못지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월정리가 변신하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4년전의 이야기다. 조용한 해변가 위로 카페 한 곳이 들어서면서부터다.

방문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카페 운영이 성공하면서 주변으로도 빽빽이 식당, 카페, 펜션 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유명 타코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 김 씨는 “2011년만 해도 평당 30만원에 불과했던 땅이 지금은 1천만원이 넘었다. 4년만에 월정리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현재 월정리 해변을 바로 마주하고 있는 곳은 평당 최소 200만원~최대 1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최근 한 카페는 5배가 넘는 시세차익을 남기고 10억원에 거래를 마쳤다.

월정리 인근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월정리 해변을 끼고 있는 곳은 워낙 인기가 좋아 매물자체가 지금 아예 없다. 작년 겨울에 겨우 하나가 나왔는데 평당 1천만원에 거래가 됐다. 최근 거래 매물 중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것”이라고 귀띔했다.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월정리 해변을 바라보는 입지에는 평당 1천만원을 하한선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치만 어차피 매물이 없고 있어도, 180억 상당의 호텔 부지 등의 대형 매물 밖에 없어 일반인이 생각하는 수준의 거래가 아니다”고 말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물밀 듯 몰려들면서 일반 주택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현재 주요 인터넷 포털에 등록된 월정리 소재 게스트하우스 수 만해도 145개에 달한다.

골목 곳곳에는 카페, 게스트하우스를 짓는 공사도 한창이었다.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택들과 당장이라도 모내기를 해야할 듯한 농촌 풍경 사이로 아이러니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었다.

한낮에는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과 식당, 카페를 찾는 이들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대중교통이 마땅치 않은 특성상 렌터카들과 손님을 실어 나르는 택시들도 가득했다.

제주도 월정리에서 나고 자라 40년째 택시기사를 하고 있는 한 씨는 “이곳에서 가게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서울에서 들어 온 ‘외부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아무도 관심 없던 곳이 이제는 너도나도 들어와 돈을 벌어가는 곳으로 변했다”고 하소연했다.

한 씨는 “관심을 가지고 찾아주는 사람들이 있어 반가운 점도 있지만, 소음이며 공해까지 우리들도 나름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집값이 올라 부러운 눈길을 보내는 사람도 있지만 제주도 전체가 현재 거품이 심해 이 정도로는 어차피 어디에도 못간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11년 2분기(1~6월) 제주시와 서귀포시 토지거래실적은 총 7천935필지, 1천321만여㎡로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0.79%에 불과했다.

올 2분기 제주시와 서귀포시 토지거래실적은 총 1만8천047㎡ 총 필지, 2천646만여㎡ 총 전년동기 대비 거래량이 24.76% 증가해 최근 몇년새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훌쩍 뛰어 넘었다.

제주도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관광도시로 각광을 받으면서 월정리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 땅 값이 너무 오르고 있어 과열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