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수입된 음란CD.
지난 18일 중국산 양파 371t을 들여오면서 고율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허위수입신고를 하고 반입하려던 A씨가 세관에 적발됐다.

A씨는 중국산 양파의 경우 136%나 부과되는 고율 관세를 피하기위해 실제 수입가격이 18만달러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신고가격을 10만달러로 조작해 9000여만원의 관세를 빼돌리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이같은 부정무역사범은 이외에도 5~6차례나 더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 4월에는 8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를 밀반입하려다 적발되기도 하는 등 최근 들어 제주가 밀수나 부정무역사범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더이상 밀수의 무풍지대가 아닌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예전에는 골프채나 양주, 시계 등 여행자의 휴대물품 중심인 관세사범이 대부분이었으나 2000년이후 각종 농산물에서부터 약품, 냉동어류, 가짜 상표까지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농산물 가격의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임에 따라 중국산 각종 농수산물을 몰래 들여와 판매이익을 챙기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해를 넘길수록 금액늘고 커진다

지난 2001년 제주세관에 적발된 밀수 및 부정무역사범 검거실적은 8건에 2억6800만원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1건에 5억1400만원으로 갑절이나 증가했고 올해는 지난달까지 13건에 8억9500만원에 이르고 있어 10억원을 행해 줄달음 치고 있다.

건수로는 38%가 줄었지만 금액으로는 74%나 늘어난 것으로 밀수나 부정무역사범의 규모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형별로도 해를 거듭할 수록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1년에는 중국산 흑진주 400만원을 몰래 들여오려던 B씨가 적발된 것을 비롯해 3600만원 상당의 가짜 유명브랜드 상표를 부착한 가방을 밀반입하려던 2건이 적발되기도 했다.

특히 중국산 옥돔 1억1300여만원어치를 해상에서 밀거래해 제주산옥돔으로 속여 판매하려던 일당이 검거되기도 하는 등 이전에는 거의 없던 밀반입 행위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 밀수입된 가짜 비아그라.

▲가짜 유명브랜드 가방에서 비아그라까지

지난해에는 2400만원 상당의 중국산 가짜 비아그라를 모르게 반입하려던 정모씨가 검거됐다.

더구나 지난해에는 2700만원의 가짜 샤넬 상표라벨을 도내에서 일본으로 반출시키려던 이모씨와 일본인이 적발돼 제주가 가짜 상표를 만들어 유통시키기위한 중간경유지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실제 지난 2월에는 가짜 외국 상표가 붙여진 외국명품을 관광객들에게 팔아온 의류점과 귀금속점이 무더기로 적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들은 외국유명브랜드인 '루이비통''샤넬''크리스찬디올''불가리' 등 24종의 가짜 상표를 부착한 가방 등을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과 도민들을 상대로 판매하려고 보관하다 적발됐다.

올해들어서는 농수산물에 대한 밀수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중국산 양파를 가격을 속여 들여오려던 A씨 외에도 3번에 걸쳐 2억2700만원 상당의 중국산 냉동옥돔을 속여 들여오려던 업자가 세관에 검거되기도 했다.

이외에 10월에는 냉동어사료인 전갱이 수입가격을 속여 반입하려던 2건 2억2700만원이 적발된데 이어 4월에는 700만원의 활능성어를 몰래 들여오려던 한 업자가 적발되기도 하는 농수산물 불법반입이 크게 늘어나 그렇잖아도 시름깊은 농심을 멍들게 하고 있다.

▲밀수입·부정무역사범 왜 늘어나나

이처럼 밀수입이나 부정무역사범이 늘어나는 것은 최근들어 채소류를 중심으로 국내 농산물 가격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수산물의 불법반입도 제주 수산물에 대한 국내 선호도가 높은 반면 연안어장은 갈수록 황폐화되면서 어획량이 급감하는 것도 불법반입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밀수입이나 부정무역사범이 최근 들어 다양화되고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세관은 행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품목이 농수산물 위주이고 위반사례도 단순한 수준이지만 최근들어 불법반입행위가 급증하고 있어 안심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이같은 불법반입 사범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아직은 없지만 마약 등의 밀수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세관도 여행자 휴대품 위주의 검사에서 벗어나 밀수입이나 부정무역사범에 대한 단속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고 관련 동향파악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주세관 관계자는 "2~3년전부터 제주지역의 밀수입이나 부정무역사범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농수산물의 국내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중국산 불법반입사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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