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로서는 상당히 의미있는 해를 보내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에 민간항공기가 취항한지 55년만에 이용객이 1000만명 시대를 넘어섰고 여객선 이용객도 13년만에 1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제주의 산업이 1차산업에서 관광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제주의 관문인 공항과 항만의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내부를 살펴보면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제주도와 관광협회는 올해 관광객 유치목표를 지난해보다 6.6% 늘어난 480만명으로 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입도관광객이 459만여명으로 올해 목표 480만명을 달성하는데는 무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와 관광협회는 차제에 500만명을 채우겠다며 대대적인 그랜드세일까지 내에우며 관광객 유치에 매달리고 있다.

그렇지만 480만명의 관광객중 외국인은 19만7000여명으로 4%에 불과하고 있다. 올해는 사스 등의 영향으로 급격히 줄었다고치고 지난해 수준인 29만여명을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비율에서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34만명으로 이중 제주방문객 그중 5.4%에 불과하고 있다.

이는 다른말로 하면 입국관광객중 95명은 제주를 거치지 않고 우리나라를 떠나고 있다는 말이 된다.

더구나 제주와 직항로로 연결되고 있는 나라는 일본과 중국, 대만, 태국 등 4개국 9개 노선에 그치고 있으며 그나마도 일본에 집중돼 있다.

세계공항중 99위에 랭크되는 이용객이고 아시아권에서도 25위에 올라 있는 제주관광과 제주공항의 현주소인 것이다.

특히 제주공항의 상황을 보면 더욱 서글퍼진다. 승객이 내려서 공항도착장으로 직접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인 탑승교는 국내선 4개, 국제선 1개 등 5개에 불과하면서 탑승객들은 겨울의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또한 연간 이용객이 100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주공항청사의 여객처리능력은 906만명으로 하루 평균 2만4800명 수준에 불과해 매년 명절이나 성수기때가 되면 그야말로 북새통을 방불케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공항공사는 돈벌이를 위해 지난 여름 2층 격리대합실에 내국인 면세점이 들어서고 상업시설공간을 더욱 확충하면서 이용객의 공간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 항만의 사정은 어떠한가. 이곳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실정이다. 만성적인 선적부족으로 선박입항에 곤욕을 치르고 있으며 외국 선적의 여객선이나 크루스 유람선 등은 선석배정이 안돼 입항을 못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또 3만t급 이상의 대형유람선은 비좁은 항만사정으로 인해 예인선을 동원해 접안시켜야 하는 실정이며 여객청사도 연간 100만명이 이용한다는 곳으로는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연간 이용객 1000만명·100만명 시대를 넘어 2000만명·200만명 시대를 열어가는데 있어 이러한 부끄러운 자화상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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