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는 작년 7월 첫 정기인사를 통해 협치정책실장을 임명했고 이어서 민선 6기 제주도정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정무부지사, 서울본부장을 확정했다.

정무부지사 박정하, 서울본부장 이기재, 협치정책실장 김 헌이다. 누군가 이들을 원 도정 3인방이라고 불렀다.

모두 40대 후반의 외부영입인사다.

원 도정 1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어디에 있는가?

이기재 서울본부장은 내년 총선 때문에 이미 사퇴했고 박정하 정무부지사도 이런 저런 사정으로 그만 둘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김 헌 협치정책실장은 협치에 대한 논란과 함께 개인적인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정책보좌관실로 이름을 바꾼 부서의 실장으로 남아있다.

취임 초에 이들 3인방 인사를 두고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전임 도정의 틀을 바꾸고 공직 개방을 통한 원 지사의 친정체제를 구축했다고 평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세간의 평가는 ‘원희룡 지사의 참혹한 인사 실패’라고 회자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다.

하나는 원희룡 스타일의 참신한 인사로 도민들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보여 주기 식 인사’였고 둘째는 중앙 정치인으로서 챙겨야 할 ‘주변 사람 챙기기 식 인사’였던 것이 그 이유다.

박정하(49세) 정무부지사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MB맨으로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이명박 대통령인수위원회 부대변인과 춘추관장 등을 역임했다.

이기재(49세) 서울본부장은 동국대 토목공학과와 연세대 대학원(도시공학과 박사)을 졸업하고 원희룡 지사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을 거쳐 최근까지 산업통상부 장관 정책보좌관(3급)으로 일을 해왔다.

김 헌(49세) 정책보좌관실 실장은 서울법대를 졸업한 뒤 경제계, 한국주택협회 운영위원,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로 활동해왔던 인물이다.

원 지사는 지난 달 31일, 제주도 공직사회의 큰 관심이었던 ‘2015하반기정기인사’를 단행했다.

대대적인 승진인사, 일부 국장 교체, 제주시 부시장 자체 승진, 여성 공무원 발탁 등 나름대로 무난한 인사였다는 평이다.

이제 또 한 고비 인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번 인사가 내부 조직의 안정적인 흐름을 계속 이어갈 인사였다면 이번은 원희룡 지사의 정치적 입지를 세우는 자리의 인사다.

제주도는 최근 사직한 이기재 전 서울본부장의 후임과 갈등조정을 담당한 시간 선택제 가급 보좌진도 물색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인사에 대해 정치적으로 배려하는 자리가 너무 많은 거 아닌가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청 보좌관실에는 개방형 4급으로 임용된 김 헌 실장을 비롯해 최근 임용한 언론홍보특보, 출범 초기 임용한 농업 건축 등 보좌진, 도서특보 등 5~6명이 근무하고 있고 보건복지여성국장, 최근에는 정보화담당관, 카지노감독과장, 그리고 비서실장과 비서관, 서울본부의 팀장급 이상도 모두 외부 인사가 임용됐다.

이런 지적과 함께 원희룡 지사의 정치적 인사에 대한 몇 가지 얘기도 들려온다.

먼저 정무부지사 교체설이다.

그 동안 박정하 부지사가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했지만 지역적 특수성으로 한계에 부딪쳐 왔다. 이 자리에 올해 초 도의회와의 예산파동으로 보직을 사퇴한 A모 실장이 등용될 것이라는 얘기다.

A모 실장은 원 도정 출범초기부터 공무원 신분으로 깊게 참여한 인물이다. 최근 부분적인 정치 행보로 도민 사회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어서 서울본부장 자리에 현광식 비서실장이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현 비서실장은 원 지사와 가장 가까운 친구이면서 정치적 동반자다.

민선 6기 두 번째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실질적인 제주도정의 맨 파워(?)로 원 지사를 큰 무리 없이 보필해 왔다.

그러나 현 비서실장에게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되다 보니까 본인 입장에선 과부하에 걸린 것이다.

도정에 관련된 모든 현안이 현 비서실장을 거쳐야 풀린다는 공식이 암암리에 성립된 것이다.

이런 구도 때문인지 도청 주변에선 이런 저런 좋지 않은 여론도 나온다.

그래서 정무부지사, 서울본부장 자리에 대한 인사구도가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다.

결국 원희룡 지사가 정치적 인사를 통해 내부 살림은 ‘정무부지사’가 바깥 살림은 ‘서울본부장’이 꾸려가도록 맡기겠다는 의중이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