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해로운 다이옥신이 검출됐었던 북제주군 금능농공단지 내 ㈜월자제지 소각로가 무단 위치 변경돼 시공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월자제지는 지난 2001년 2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규정에 따라 허가 받은 한림읍 금능리 407-8번지가 아닌 인근 404번지에 소각로 시설을 무단 위치 변경해 준공, 2년 넘게 운영해 오고 있다.

이는 반드시 허가 받은 지역에만 소각로 시설을 준공해야하는 현행 폐기물관리법을 어긴 것이다.

현행 폐기물 관리법은 환경 보전을 위해 소각로 시설의 경우 군수나 시·도지사에게 허가를 받은 지역에서 운영해야하며 부지를 옮길 경우에도 군수나 시·도지사에게 허가를 받아야한다.

▲㈜월자제지 소각로는=㈜월자제지는 도내 폐지 발생량의 60%를 수집, 재활용하여 골판지 상자를 생산하는 업체다. ㈜월자제지는 폐지 및 폐기물을 소각하기 위해 지난 2001년 2월 북제주군으로부터 소각로 시공을 허가받은 뒤 그해 9월, 1억5000여만원을 들여 허가받지 않은 한림읍 금능리 404번지 부지에 소각로 시설을 준공했다.

㈜월자제지 소각로는 한 시간에 500㎏(연간 4140t)의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이며 폐합성수지 75.2%, 폐지 16.75%, 기타 폐기물 8.05% 등을 소각하고 있다.

또한 내부에 폐기물 처리를 위한 원심력집진기나 반건삭 세정기, 여과집진시설 등이 있어 도내 사기업 소각로 시설로써는 제법 큰 규모다.

북제주군에서도 이러한 이유를 들어 동복매립장 굴착쓰레기를 이 곳으로 보내 올해 10월까지 소각해 왔었다. 그러나 소각로 시설이 무단 변경된 사실에 대해 관리·감독 기관인 북제주군은 전혀 몰랐었다는 반응이다.

북군은 원래 계획했던 소각로 부지와 설치한 소각로가 인근 부지라 신고부지로 보였다는 것.

그러나 소각로 시설을 승인해준 당국으로써 관리·감독이 허술하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북제주군은 단속이나 조사는 고사하고 동복매립장 굴착쓰레기 처리 댓가로 돈을 주고 있는 실정”이라며 비판했다.

㈜월자제지의 소각로 위치 변경이 확인됨에 따라 제주지검은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

제주지검은 무단 위치 변경의 배경과 관계 공무원이 이 사실을 알고도 눈감아 준 것인지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자제지는 그러나 검찰 수사 중에도 소각로 시설을 일부 가동시켜 농업 폐비닐이나 소각하다 남은 동부매립장 굴착쓰레기들을 소각하고 있다.

반면 북제주군은 ㈜월자제지 소각로 시설이 규정에 어긋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11월부터 동복매립장 굴착쓰레기를 다른 시설로 보내 소각하고 있다.

㈜월자제지의 한 임원은 “지난 2001년 신고했던 407-8번지 부근이 비좁아 임대해서 쓰던 404번지에 소각로 시설을 준공했다”며 “규정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지하수 보존 2등급 지역=㈜월자제지 소각로가 들어선 금능리 404번지와 ㈜월자제지 부지는 지하수 보존 2등급 지역으로 소각로 시설 등이 일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이다.

그런데 지하수자원보전지구 등급규정은 올해 4월 지정고시 된 터라 이전 시설에 대한 행위 제한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폐비닐 등 농업 쓰레기를 소각하면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에 의한 지하수 오염이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채진영 폐기물 팀장은 “소각 시설에 대해 지하수도 안전하지 않다”며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다이옥신 초과 검출돼=㈜월자제지 소각로는 지난해 고엽제의 주성분인 다이옥신이 기준치보다 초과 검출돼 환경부로부터 개선 및 과태료 부과 명령을 받았다.

지난해 환경부는 전국 다이옥신 측정대상 336개 폐기물 소각장 중 다이옥신이 초과 검출된 33개 소각장을 적발,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렸다.

㈜월자제지 소각로의 경우 다이옥신 배출기준이 5ng-TEQ/N㎥인데 측정결과 기준치의 6배이상 인 31.09ng-TEQ/N㎥이 나왔다.

다이옥신이란 비슷한 특성과 독성을 가진 여러가지 화합물들인데 쓰레기 소각장에서 만들어진 다이옥신은 대기 중에 떠돌다가 비와 함께 땅으로 떨어지면 물과 토양이 오염된다.

다이옥신에 다량 노출되면 암과 불임, 태아의 발달 저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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