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륜119센터 소방위 김용훈

처서가 지나고 음력 8월 초하루 전후로 제주에서는 본격적으로 벌초가 시작된다. ‘제사는 지내지 않아도 남이 모르지만, 벌초는 안하면 금방 남의 눈에 드러난다’라는 제주속담이 있을 정도로 이 시기의 벌초는 반드시 참가하는 것이 제주도 모든 집안에 불문율처럼 전해지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이 시기에는 벌쏘임, 예초기 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에 노출되는 경우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벌초시 해마다 발생하는 안전사고 예방법은 간단하다.

첫째, 벌초시에는 목이 긴 장화, 보호안경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맨살을 들어내지 말아야 하며, 미리 지팡이나 긴 막대 등을 사용해 벌집이나, 뱀 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벌을 자극하는 짙은 화장을 삼가하고,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때에는 가능한 한 낮은 자세를 취하거나 엎드려야 한다.

둘째, 벌에 쏘였을 때에는 신용카드 등으로 피부를 밀어 벌침을 뽑아낸 후 얼음찜질을 하고 진통소염제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른 다음 그늘에서 안정을 취해야 하며 뱀에 물렸을 때에는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해 고정하고, 물린 곳에서 5~10cm 위쪽을 탄력붕대나 끈 등으로 묶어 독이 퍼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특히 뱀에 물린 부위를 입으로 빨아내는 방법은 입에 상처가 있거나 충치가 있는 경우 매우 위험하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벌초작업 중 칼날에 부딪힌 작은 돌덩이 등의 이물질이 눈에 들어갔을 때에는 고개를 숙이고 눈을 깜박거리며 눈물이 나도록해 자연적으로 빠져나오게 해야 하고 예초기 날에 의해 손가락 등이 절단됐을 때는 지혈을 한 뒤, 절단된 부위를 생리식염수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멸균 거즈로 싸서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용기로 포장한 후 주위에 물을 채우고 얼음을 넣어 신속하게 병원으로 가야한다

제주에서는 조상묘의 벌초를 안하는 것은 ‘불효 중에 가장 큰 불효’로 여겨진다. 반드시 안전수칙을 지켜 벌초를 하다가 다치는 ‘또 다른 불효’를 범하지 말고 즐거운 추석명절을 보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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