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 초 신제주가 개발되면서 제주시 원노형 10길 16번지 연면적 7434평 부지에 상가 2개를 포함해 총 102세대의 국민연립주택이 지어져 서민들의 꿈의 보금자리로 애환을 같이 해왔다.
그 후 국민연립주택은 건축된 지 35년이 지나 건물은 노후되고 주변 땅값은 엄청나게 상승해 재건축 논의가 활발히 진행돼왔다.
지난 2013년에는 본격적인 재건축 논의가 시작되고 ‘국민연립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만들어졌다.
올해 7월21일 중앙지에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7월29일에는 8군데 희망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설명회까지 열었다.
지난 19일 오후 5시에 입찰 업체를 마감한 결과 3군데가 응모했다.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SK건설, 미듬종합건설이 시공사 선정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29일, 1차 합동홍보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 5일에는 2차 합동홍보회에 이어 시공자 선정을 위한 조합임시총회를 개최해 투표로 시공사를 정하게 된다.
입찰에 응한 업체들은 벌써부터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 95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열띤 홍보전에 돌입했다.
국민연립주택 내 게시된 시공사들의 현수막 문구가 눈길을 끌면서 마치 정치판 선거전을 연상케 하고 있다.
투표를 위한 기호도 정했다.
기호 1번은 한진중공업, 기호 2번은 SK건설, 기호 3번은 미듬종합건설이다.
도외 업체 2군데, 도내 업체 1군데가 치열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조합원 투표로 시공사가 선정되면 지하 2층, 지상 15층 건물에 178세대(24평형 97세대, 28평형 52세대, 34평형 29세대)가 지어져 분양하게 된다.
분양가는 앞으로 시공사가 정해지면 제주시 지정 감정평가 금액과 조합 지정 감정평가 금액을 시공사와 비교 조정하여 정해지게 될 예정이다.
고희관 국민연립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으는데 힘이 들었지만 정당한 절차를 거쳐 시공사를 선정하고 있어요”라고 얘기하면서 “앞으로 제주시내 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바람직한 모델이 될 것입니다”라며 기대감도 나타냈다.
과연 누가 이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누가 선정되든 서민들을 위해 지어졌던 국민연립주택은 허물어 지고 재건축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재건축이 추진중인 공동주택은 노형국민연립 뿐만 아니라 제주시 도남주공 연립, 이도주공 1단지, 이도주공 2·3단지 등 총 4곳이다.
수천억원대의 도내 재건축 사업을 국내 대기업들이 들어오면서 도내 건축업계가 바싹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일부 대기업들이 재건축조합원을 대상으로 자금력을 동원한 로비공세를 펼치고 있어 공정한 입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또한 과거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공사와 조합 간부들이 연루된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종종 발생했던 것을 상기해야 한다.
국민연립주택은 서민들의 삶의 애환이 묻어 있는 곳이다.
앞으로 이 재건축 사업이 별 탈 없이 잘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