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수시장점유율 1위 '삼다수'

광동제약은 2012년 말 제주 삼다수 판권을 획득하며 단숨에 생수업계 1위에 오르는 행운을 안았다.

반면 광동제약 때문에 삼다수를 떠난 농심은 '백산수'로 짧은 기간에 역대 최고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 생수시장 2위 자리를 꿰차는 저력을 보였다.

농심은 이런 추세를 몰아서 백두산 지역에 '백산수' 제2 생수공장을 건설해 오는 10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백두산 백산수’는 '제주 삼다수'를 국내 생수시장 1위에 올린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농심의 첫 번째 자체 개발한 생수다. 농심이 지난 10년간 공을 들인 이 제품은 민족의 영산이자 영험함을 지닌 백두산에서 최적의 물맛을 찾아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농심은 ‘백산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에 전년 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 9.6% 증가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써 ‘백산수’는 한동안 부진한 그룹 경영 상태를 단숨에 벗어나게 한 효자상품인 셈이다.

농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백산수’ 판매액은 지난해에 비해 43%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으며 국내 시장점유율은 5.4%로 1위인 ‘삼다수’ 44.9%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올 10월 2천억 원을 투자한 중국 제2공장이 가동되면 ‘백산수’ 생산량은 기존보다 5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한편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2009년 3370억원에서 지난해 6000억원으로 매년 10% 성장을 거듭해왔다. 올해는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다수 생산라인 모습

여기에 반하여 광동제약도 ‘삼다수’를 등에 업고 재미를 솔솔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AC닐슨의 자료에 따르면 ‘삼다수’는 2015년 5월 한 달간 약 264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연중 생수, 음료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8월의 판매액(2014년 기준 260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이렇듯 ‘삼다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광동제약은 앞으로 생수 시장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은 최근 영업본부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영업본부를 약국사업본부와 유통생수사업본부로 분리해 의약품과 생수·음료 등 사업별로 영업력을 강화시켰다.

이는 회사 매출에서 음료와 생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영업라인을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내수 시장의 포화와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는 의약품 사업에서의 전문성을 높이고 ‘비타500’과 ‘삼다수’ 등의 시장 인지도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광동제약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한 ‘삼다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삼다수’는 현재 광동제약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5209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그중 삼다수의 매출은 1479억원(28.5%)이다.

삼다수 매출은 전년보다 17.1% 증가했고 광동제약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에서 1.5%포인트 높아졌다. 더욱이 올해 1분기에 삼다수는 352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매출 비중도 29%로 끌어올렸다.

시중에서 광동제약은 ‘이제 약장수가 아니라 물장수다’라는 농담 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2012년 제주개발공사와 삼다수 판매 계약을 맺은 광동제약은 오는 2017년에 ‘삼다수’ 판매계약이 끝나게 된다.

중국 현지 백산수 광고물

제주 ‘삼다수’와 인연을 끊은 농심은 오랫동안 ‘삼다수’로 국내 생수시장을 지배했던 저력으로 ‘백산수’ 홍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생수 시장뿐만 아니라 거대한 중국시장을 겨냥해 어마어마한 홍보물량을 쏟아 붇고 있다.

이런 추세로 보면 ‘삼다수’를 업은 광동제약이나 제주도개발공사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국내 생수 시장점유율 1위, 영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튼 농심이든 광동제약이든 둘 다 제주의 ‘삼다수’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소중한 지하수로 만든 ‘삼다수’ 유통을 맡은 기업만 살찌우는 상품이기 보다는 제주를 풍요롭게 하고, 도민을 더 웃게 만드는 실리가 많은 상품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우리 속담에 ‘놈 좋은 일만 한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제주도개발공사는 더욱 열심히 분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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