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 칼럼니스트

안녕하십니까.

저는 김재윤님과 일면식도 없습니다.

다만 오사카에 살면서 신문기사를 통해서 알고 있을 뿐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된 동기는 아주 단순합니다.

언제인지 기억에 없지만 신문에 실린 김재윤씨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귀공자풍이 모습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연약해 보이면서 뭔가 매력이 있어서 저도 고향이 제주도이고 이러한 분이 어떤 정치활동을 하는가 해서 그후 김재윤씨 기사는 그런대로 읽어 왔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새정치민주연합이나 김재윤씨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김재윤씨 개인에 국한된 흥미였습니다.

흥미라는 단어가 가볍거나 경시적인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면 죄송합니다만 저는 그렇게 느꼈다는 것을 솔직히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3선 의원으로서 김재윤씨의 의정 활동이 타의원들보다 활발하여 각종 상을 받고 의원 평가에서도 상위권에 언제나 들었으며, 지역구에서의 민생투어도 화제 기사로서 가끔 게재되어 일본에서 읽으면서 혼자 흐뭇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입법 로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고 재판을 받아야 한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습니다.

김재윤씨의 모범이 되는 의정활동과 그러한 과정에서 어느 활동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김재윤씨가 동일인이라는 그 사실에 엄청난 거리감과 위화감을 느껴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11월 12일 대법원 3부 판결 전에 저는 진심으로 무죄 판결을 빌었습니다.

가령 야구시합에서 4대1로 리드를 당하여 완전히 패색이 짙은 팀이 9회 말 투아웃 만루의 상황 속에 마지막 타자가 끝내기 만루 홈런을 치고 역전승을 하는 것처럼 그렇게 빌었습니다.

그러나 사법부의 3심까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일관성 있는 모든 자료와 근거를 제시하면서 무죄를 주장하는 김재윤씨의 반론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징역 4년, 벌금 6,000만원, 추징금 5,400만원의 선고가 내렸습니다.

다음 날인 12일 김재윤씨는 즉각 반론 보도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그 내용의 결론만을 말한다면 "서예종 이사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지 않았다면서 5,000만원에 국회의원으로서의 명예와 자부심,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의 인생을 걸 정도로 어리석지 않고, 탐욕스럽지도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누명을 벗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이 발표 기사를 처음 읽었을 때 저는 여러 신문기사를 인터넷에서 찾아서 읽었습니다.

A4 4매 분량의 발표문이라고 하는데 내용이 거의 똑같은 김재윤씨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부분을 발췌한 기사들이었습니다.

김재윤씨의 강한 결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배려 차원의 기사라고 생각하면서도 저에게는 개운치 않은 점이 있었습니다.

김재윤씨 자신의 억울한 누명도 가슴 아프게 이해하지만 이로 인한 김재윤씨 선거 지역구인 서귀포시민은 물론 제주도민들의 입은 피해 감정도 이해하는 차원에서 이 발표문에는 언급이 있을텐데 이러한 보도 기사는 한군데도 없었습니다.

언론의 기사 발표를 저 혼자 나무라면서 발표 전문을 찾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전문을 읽고 저는 절망에 가까운 실망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내용에는 선거지역구민은 물론 제주도민들에게 끼친 피해에 대해서는 한마디의 말도 없었습니다.

<서예종 이사장>이라면 그 이사장과 김재윤씨를 비롯한 다섯 사람이 서로 친목을 도모하고 사회발전을 위한다는 취지로 <오봉회>라는 모임을 만들고 교류를 나눴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시작된 불미스러운 국회 로비 사건이니 전적으로 개인들 간의 비리 문제입니다.

주었다는 주장과 안 받았다는 주장이 아주 가깝게 지내던 중년 세대의 지도자층에서 법정까지 비화되었는데도 누군가 한 사람은 새빨간 거짖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서의 누명 벗기 위한 발표문도 좋지만 그 이전에 1년 이상을 의정활동을 못하고 3선 임기 도중 의원직 상실이라는 판결에 대해서 김재윤씨 자신은 납득 못하더라도 우선 지역구나 제주도민들에게 사과 한마디는 있어야 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제주에서는 제주도 유사 이래 가장 많은 4조 1천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제2제주공항을 건설한다는 국책사업이 김재윤씨 지역구였던 성산읍에서 추진 중입니다.

내년도 총선거 움직임이 지금부터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서귀포지역에서는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김재윤씨의 임기 도중 낙마로 그 어느 곳보다도 치열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서 발표문을 내놓았다면 더욱 효과적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발표문을 읽고 저는 실망과 안타까운 마음에서 쓰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제20대 국회의원 재외선거인 등록>을 오사카 한국영사관에서 마치고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2015년 11월 15일부터 2016년 2월 13일까지 등록을 마치고 2016년 3월 30일부터 4월 4일까지 재외투표기간에 투표하게 됩니다.

각 지역구 출마 의원들에 대한 투표는 할 수 없고 각 정당에 한 표를 행사하게 됩니다.

김재윤씨.

이제 정계에 마음을 비우고 정치가 이전의 김재윤씨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책 책 책>이라는 방송에 대해서 저는 전혀 모릅니다. 그 방송에서 출연한 것이 인연이 되어 정계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도 글 쓰는 한 사람으로서 사법 판단의 부당성을 바로잡기 위해 끝까지 싸운다는 김재윤씨의 결의가 합법적인 방법 속에 전개된다면 김재윤씨 말을 믿고 미력이나마 도울 수 있다면 동참하겠습니다.

날씨가 추워 지고 있습니다. 건강에 주의하시고 언제나 안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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