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가장 큰 현안인 제2공항 추진이 시작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먼저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신산리, 수산리, 난산리, 고성리 등 5개 마을 주민들이 23일 열린 특별 반상회에 거의 참여를 하지 않아 사실상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특별 반상회를 통해 제2공항 건설에 따른 향후 추진일정,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계약허가제 등 도민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알리고 이해와 협조를 얻기 위해서다.

수산1리에서는 “지난 20일 열린 성산읍 이장협의회에서 특별 반상회를 연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공무원들이 와서 제2공항이 필요하다고 설득하는 자리는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반상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온평리는 “지금 시점에서 반상회를 열어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된다”며 “반상회 대신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신산리인 경우도 “최근 원희룡 도지사가 마을을 방문했지만 소음 피해와 토지 수용에 따른 이주민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었다”며 “반상회를 연다고 해도 담당 공무원들의 입에서 나올 얘기는 뻔하다”며 반상회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듯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 주민들의 공항 건설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제주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난 21일 임시총회를 열어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성산읍 신산마을회는 반대 활동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200여명의 마을 주민들로 꾸려진 대책위는 소음 피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양재봉 신산리 이장은 “조만간 반대대책위 회의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앞으로 구체적인 반대운동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며 “인근 마을과 반대운동을 함께할 수 있다”고 마을간 연대 의사를 밝혔다.

앞서 온평리마을회도 지난 16일 임시총회를 열고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민들은 조만간 대책위를 만들고 마을회 공금으로 활동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공무원 20명을 배치한 ‘공항확충지원단’과 원희룡 지사는 최근 성산 지역 5개 마을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를 가졌지만 주민들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일대 495만㎡ 부지에 사업비 4조 1000억원을 투입, 길이 3.2㎞ 활주로와 여객터미널을 짓는 제2공항은 성산읍 온평리를 비롯해 신산·난산·수산·고성리 등 5개 마을에 걸쳐 있으며 사업부지의 70%가량은 온평리에 속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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