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화과 / 여러해살이풀

◆ 학명 : Echinops setifer

◆ 꽃말 : 경계, 행운이 반드시 온다

다리에 힘이 들어갈쯤 오름 능선 따라 가는 길에는 이제 막 봉오리를 달고 마중나온 절굿대 여럿이 얼굴을 삐죽이 내밀고 쉬어가라 합니다.

한참을 말동무하며 있으려니

"참 희한하게 생겼네요~"

"도깨비방망이 같기도 하고 색깔은 보라빛인데 밤송이 아니 지압봉인가?"

꽃 모양새가 절구통에 곡식을 넣고 찧을 때 사용하는 둥그런 '절구공이'를 닮았다고 하여 '절굿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네요.

둥근 꽃차례의 모양이 가시가 돋은 고슴도치의 발과 같이 생겼다고 하는 데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다른 이름으로 개수리취, 둥둥방망이라고도 하네요.

햇볕이 잘드는 산지나 풀밭에서 자라는데 제주에서는 해안에서 중산간까지 특히 동부오름에서 많이 보입니다.

절굿대의 줄기는 곧게 자라는데 가지가 약간 갈라지고 거미줄처럼 하얀털로 덮여 있어서 전체가 솜으로 덮여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엉겅퀴 닮은 뾰족한 톱니와 가시가 돋힌 녹색의 깃털처럼 갈리진 잎은 뒷면에는 흰털로 덮여 있는데 수분이 모자라거나 건조해지면 검게 변하기도 합니다.

절굿대의 꽃은 7~9월에 줄기 끝이나 가지 끝에서 피는데 푸른빛이 도는 보라색 둥근모양으로 제주에서는 10월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뾰족한 각각의 꽃봉오리는 보라빛 새싹이 나오는 듯 전체 모습은 울퉁불퉁 밤송이처럼 생겼는데 작고 앙증맞은 꽃들이 5갈래로 갈라져 무수히 핀 환상적인 모습은 보라빛 샹들리에를 보는 듯 합니다.

자잘한 꽃부리는 5갈래로 끝이 깊게 갈라지고 뒤로 젖혀진 바람개비 모습으로 암술 1개와 5개의 수술이 보입니다.

열매는 수과로 누런 갈색의 털이 촘촘하게 나 있고 가시처럼 탈색된 모습이 됩니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약재로 쓰는데 생약인 누로(漏盧)는 뿌리를 말린 것으로 열을 내리게 한다고 합니다.

꽃이 피기 전에는 연약한 연두빛으로, 꽃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꽃가루받이를 하기 위한 전략으로 아름다운 연보라빛으로 곤충을 유혹합니다.

그리고 결실을 앞두고 진초록 잎에는 가시를 치켜 세우고 스스로를 보호합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꽃에도 잎에도 가시를 잔뜩 세우고 높아져가는 가을하늘을 벗삼아 피어있는 절굿대의 숨어있는 영리함에 한번 더 눈길이 갑니다.

제주의 오름 자락에는 스스로를 너무 사랑하는 절굿대의 또 다른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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