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제33대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회장에 취임한 김영진 회장은 중국인 관광객 시장을 독점해온 중국 대형 여행사에 맞설 제주 향토 여행사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회장은 “지금 관광산업은 혁명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고, 이에 적응해 새로운 관광산업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조성해나가는 것이 관광인들에게 주어진 지상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판도와 유통구조 변화에 대응한 혁신적인 마케팅을 강력하게 전개하고, 중국시장 진출과 동남아 시장 개척을 위해 협회와 관광사업체, 도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제주관광마케팅 주식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말한 ‘제주관광마케팅 주식회사’는 도관광협회가 추진한다고 밝힌 ‘제주향토 대형여행사’의 구체적인 이름이다.

일부 대형 중국여행사가 제주를 찾는 중국관광객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마련했는데 제주 관광의 현실은 현지에 주소를 둔 화청여행사가 초저가 상품으로 제주 인바운드 시장을 사실상 싹쓸이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화청여행사는 지난 2012년 제주에 진출한 중국계 대형 여행사로 중국 조선족이 운영하고 있으며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중국 관광객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 여행사와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달리는 도내 영세 여행업체들은 가격 경쟁을 하느라 적자 운영에 허덕이거나 아예 문을 닫는 업체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관광협회가 회원사들이 공동출자하는 자본금 50억 원 규모의 제주관광마케팅 주식회사인 '제이트립'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제이트립’ 여행사에 중국계 화청여행사의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술렁이고 있다.

최근 김영진 도관광협회장이 중국계 여행사 대표를 불러 참여를 권유했고, 여행사측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주지역 여행업체는 "취지는 그런 대형 여행사들하고 맞서 영세업자들이 모여서 경쟁력을 갖춰보자 이런 뜻인데, 결국 그런 대형 여행사가 함께 한다는 것은 원래 취지하고 맞지 않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관광협회는 "중국계 여행사도 여기 와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우리가 법 테두리 안에서 제한할 방법이 없습니다. 당신들과 우리하고 공정 관광을 가지고 경쟁해보자는 설득작업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계획입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관광협회는 업체 당 지분을 최대 10%로 제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중국계 여행사가 협력업체들과 함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광협회는 내년 1월까지 여행사 설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어서 앞으로 중국계 화청여행사의 참여 여부에 따라 도내 여행업계의 불만도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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