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 해 끝자락, 애타는 제주 농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는 최근 잦은 비 날씨 때문에 감귤 품질이 떨어지면서 가격이 폭락하는 바람에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잠 못 이루는 날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년 같으면 지금쯤 감귤 수확이 마무리됐어야 할 시기지만 감귤 가격이 10Kg에 9,000원 대로 떨어지면서 농가들이 수확을 미루고 있다.

한 감귤 재배 농가는 "수확은 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인력도 부족하고, 높은 인건비 때문에 저희한테 남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밀감 값이 조금이라도 올라야 따는데"라고 걱정이 앞선다.

이미 중간상에게 밭떼기 거래로 팔린 감귤 밭도 수확이 늦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감귤 수확이 지연되면 수세가 약해져 내년에 꽃이 많이 피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농민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궂은 날씨 때문에 수확할 수 있는 기간이 줄면서 인근 경찰과 군부대에 감귤 수확을 도와달라는 농민들의 신청은 지난해보다 2배로 늘었다.

감귤 값 안정을 위해 13년 만에 부활된 산지 폐기에는 보름 만에 계획 물량의 두 배인 38,000t이 신청됐다.

제주도의 감귤 혁신계획이 첫해부터 실패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어려움에 직면한 농심은 내년 감귤 농사가 또 다시 걱정이다.

한편 지난 11월부터 이어진 비 날씨로 감귤뿐만 아니라 월동채소 품질이 현저히 떨어져 농가피해가 커지고 있다.

29일 (사)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회장 이덕진)와 (사)한국여성농업인 제주자치도연합회(회장 신영화)는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를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하고, 영농자재 외상구매자금 상환을 무이자로 1년 연장해줄 것을 촉구했다.

앞서 28일에는 도내 23개 농업인단체로 구성된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가 성명을 내고 제주를 농업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한농연 도연합회와 여성농업인 도연합회는 "하루 걸러 내리는 비날씨에 부패와 기형과 발생으로 감귤과 월동채소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는데 농자재 외상대금 상환기일이 코앞으로 닥쳤다"며 "게다가 내년 1~3월에도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농산물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여 눈앞이 캄캄하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감귤을 포함해 콩, 브로콜리, 쪽파 등 월동채소가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를 입고 있지만 농정당국과 농협은 감귤 4만t 시장격리와 정부에 콩 수매 확대를 건의한 것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농작물 피해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농산물 재해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농연 도연합회와 여성농업인 도연합회는 "농협은 농가경영비 절감을 위해 출하수수료와 농약을 비롯한 영농자재 가격을 매입원가 수준으로 인하하고,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감귤과 월동채소 피해 조사를 실시해 특단의 재해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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