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높아 산정에 서면 은하수를 잡아 당길 수 있다'는 뜻의 한라산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해발 1,950m로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한라산의 백록담은 원지형이 잘 보존된 산정화구호로 아름다운 경관의 명승지입니다.

'이 곳에서 흰사슴이 많이 살았다고' 해서 백록담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한라산의 사계절을 담으면서

한라산이 가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새삼 느끼며

천혜의 자연자원의 보고인 소중한 한라산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감이 생겨납니다.

**한라산의 봄

 

영실기암은 한라산을 대표하는 영주십이경 중 하나로

봄의 춘화,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 등

사계절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명승지입니다.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고 수직의 바위들이

마치 병풍을 펼쳐 놓은 것처럼 둘러져 있어 신들의 거처라고 불리는 '병풍바위'는

한 여름에도 구름이 몰려와 몸을 씻고 간다고 하네요.

하늘로 치솟아 있는 기암괴석들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장군', '나한' 같아 보인다 해서

오백나한(오백장군)이라 합니다.

 

'선작지왓'은 한라산 고원 초원지대의

'작은 돌이 서 있는 밭'이라는 의미를 지닌 곳으로

보이는 돌들 사이로 봄에는 털진달래와 산철쭉이 진분홍 꽃바다를 이루고

여름과 가을은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이 초록 물결을 만들어 내고

겨울엔 설경을 연출하는 모습이 말 그대로 '산상의 정원'입니다.

눈향나무와 시로미같은 키 작은 관목류가 넓게 분포하고 고산식물도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고원습지로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명승지입니다.

**한라산의 여름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산상의 정원(해발 1,800m)에는

여름꽃들의 왈츠가...

봄꽃은 여름꽃들에게 길을 내어 주고 가을꽃들은 자연스럽게 이어달리기를 합니다.

아무런 댓가없이 자리를 내어주고 자취를 감춰 버리는 들꽃들의 아름다운 모습은

우리들에게 자연의 순리를 무언으로 일깨워 줍니다.

 

한라산 특산식물은 한라산을 포함해서 우리나라에만 분포합니다.

이런 귀한 식물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곧 지구상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특히 한라산 해발 1,400m 이상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세찬 비바람을 견디며 왜성화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한라산의 가을

 

오름은 제주어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작은 화산체를 말합니다.

제주에는 360여개의 크고 작은 오름들이 있는데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물장오리를 포함하여 46개의 오름이 있습니다.

물이 고여 습원을 이루는 산정호수 '사라오름'은

백록담을 제외한 산정호수가 있는 오름 중에서 가장 높은(해발 1,324m) 오름입니다.

여름날 물이 넘치는 출렁다리는 뼈 속까지 시원하게 해 줍니다.

 

천연의 동굴을 얼음 창고로 활용했던 유적

선인들이 남긴 집터와 숯 가마터의 흔적도 보입니다.

건천이긴 하지만 숲의 생태계를 이루는 운치있는 탐라계곡

하늘을 찌를 듯한 웅장하고 늘 푸른 모습으로 군락을 이루는 소나무의 기상

장구목의 끝자락에서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는 삼각봉의 위용

해질 무렵 석양이 암릉을 붉게 물들이면 그 모습이 마치 금빛 왕관을 연상하기도 합니다.

왕관릉은 백록담 정상 동북쪽 바로 밑에 우뚝 솟아 있는 암릉입니다.

지귀도~섶섬~문섬~범섬으로 이어지는 서귀포 앞바다는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정상에는 구름바다가 만들어내는 파노라마가 이어집니다. 

**한라산의 겨울

 

백록담을 중심으로 해발 1,4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강한 바람과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자라는

살아 백년, 죽어 백년 상록침엽수인 '구상나무'와

해발 1,700~1,800m에서 볼 수 있는 낙엽활엽수 '좀고채목'은

하얀 수피가 기형적인 모습에서 백골나무라 불리는데

한라산의 혼효림을 대표하는 나무들이면서

한라산을 빛내주는 주인공들입니다.

한라산은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여보게 벗~

맨발로 눈을 감고 귀를 열게나!

새소리 노루소리 들리는가?

얼굴을 간지럽히는 바람도 느껴보게나!

발 아래 생명이 고스란히 벗에게로 스밀터이니 쉬엄쉬엄 가게나!

바람도 쉬어가니 사람도 쉬어가야지!

새들의 노래소리 햇살 쏟아지는 소리

나뭇잎 스치는 바람소리 들으며 쉬엄쉬엄 가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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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탐방로를 오르다 기억에 남는 글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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