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주씨네아일랜드에서는 오는 2016년 01월 18일(월) ~ 22일(금) 각 오후 7시 30분 CGV제주에서 ‘허우 샤오시엔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허우 샤오시엔은 대만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움직임 없이 대상을 물끄러미 응시하지만 화면 어딘가에 삶의 근원적 비애와 동시대인에 대한 짙은 애정을 묻어두는 특유의 카메라워크와 미장센은 오즈 야스지로에 비견되는 동양적 영화미학의 한 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사진제공=사)제주씨네아일랜드>

허우 샤오시엔은 1947년 중국 본토의 광둥성에서 태어나 이듬해 대만으로 이주했다. 국립예술전문학교 영화연극학과를 졸업한 뒤 리싱(李行) 감독 밑에서 영화수업을 시작했다.

시나리오 작가, 조감독 등을 거쳐 1980년 직접 각본을 쓴 <귀여운 여인>으로 감독 데뷔했다. 젊은 여인이 고향에서 만나 사랑을 느낀 남자와 맺어지지 못하고 아버지가 정해준 회사원과 결혼한다는 단순한 멜로물인데, 애틋하고 유머러스한 연출솜씨가 돋보였고, 흥행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두번째 작품도 비슷한 톤의 멜로물인 <유쾌한 바람>(1981). 세번째 만든 <강가에 푸르른 들 在那河畔靑草靑> (1982)은 산골 청년교사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인데, 생생한 인물묘사와 풍경에 감정을 이입하는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아 그해 최우수작품으로 뽑혔다.

이 영화를 기점으로 허우 샤오시엔은 장르영화의 틀을 벗어나 동시대인의 삶에 애정과 관심을 표하기 시작한다.

천주앙샹(曾壯祥), 완주엔(萬仁)과 함께 작업한 <샌드위치맨>(1983)은 초기 대만 뉴웨이브 감독들의 지향을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작품. 극장광고판을 들고 다니며 생계를 이어가는 한 젊은 가장의 애환을 담은 첫 에피소드를 맡은 허우샤오시엔은 인물의 세밀한 동작과 표정을 극대화하는 특유의 섬세한 연출감각을 선보여 대가 출현을 예감케 했다.

샌드위치맨 <사진제공=사)제주씨네아일랜드>

이후 <펑쿠이에서 온 소년 風櫃來的人> (1984) <동동의 여름방학 冬冬的期>(1984) <동년왕사 童年往事>(1985) <연연풍진 戀戀風塵>(1986)으로 이어지는 그의 작품들은 대만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수작 대열에 오른다.

동년왕사  <사진제공=사)제주씨네아일랜드>

성장영화로 묶을 수 있는 이 작품들은 가난한 섬 출신 청년들의 무기력하고 서글픈 도회지 생활(<펑쿠이에서 온 소년>), 어린이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삭막한 세계(<동동의 여름방학>), 본토에서 대만에 이주한 한 가족의 비극사(<동년왕사>), 시골 출신의 젊은 남녀의 사랑과 이별(<연연풍진>) 등 다분히 자전적 색채가 짙다.

연연풍진 <사진제공=사)제주씨네아일랜드>
펑쿠이에서 온 소년 <사진제공=사)제주씨네아일랜드>

이 영화들은 시적 정감이 가득한 화면에 평범하고 순박한 대만인의 일상을 통해 일상의 무기력과 분노에서부터 대만 현대사의 그늘,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명상까지 담아냄으로써 허우 샤오시엔의 이름을 세계영화계에까지 알렸다.

이 모든 것이 한편에 담긴 걸작 <비정성시 悲情城市>(1989)가 나오자 베니스영화제는 황금사자상을 수여함으로써 대가의 출현을 축복했다.

대만 토착민과 외성인의 극한 대립 속에서 살아가는 한 외성인 가족의 비극적 가족사를 담은 <비정성시>는 화면의 여백에까지 비애가 새겨진 불가해한 미장센, 지극히 느리면서도 인물의 내면을 정확히 드러내는 놀라운 영화적 리듬, 개인사에다 가족사와 현대사를 정치하게 새겨 넣은 치밀한 이야기에다 벙어리 사진사를 맡은 양조위의 걸출한 연기까지 가세해 세계영화계의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고 아시아영화계에 허우 샤오시엔 스타일 유행까지 낳았다.

이번 제주에서 열리는 ‘허우 샤오시엔 특별전’에서는 초기작 <샌드위치맨(1983)>, <펑쿠이에서 온 소년(1983)>, <동년왕사(1985)>, <연연풍진(1986)> 4편과 신작 <자객 섭은낭(2015)>이 소개될 예정이다.

신작 <자객 섭은낭>은 제68회 칸영화제 감독상, 제52회 금마장 작품상 및 5개 부문 수상한 작품으로 허우 샤오시엔의 첫 무협 액션 영화이자, 서기, 장첸, 츠마부키사토시 등 아시아 톱스타들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2월 4일 개봉 전 제주 특별전에서 상영된다.

자객섭은낭  <사진제공=사)제주씨네아일랜드>

한편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자객 섭은낭> 개봉을 앞두고 1월 26일 내한한다.

참여를 원하는 제주도민은 702-1191로 사전 예매신청을 하면 된다(단, 선착순 80명)

관람료(후원금) 일반 8,000원 학생 7,000원 씨네아일랜드 후원회원 6,000원 이번 상영회는 (사)제주씨네아일랜드,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공동 주최이며 영화진흥위원회, 제주영화제, 컴트루통합문화예술교육기획, CGV제주, 디자인누리 등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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