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에 위치한 '예촌망'은

표고 67.5m로 원추형 돔화산체이다.

하례리 일대를 예전에는 호촌(狐村)이라 불렀는데

지형이 마치 여우와 닮았다고 해서 '호촌봉', 봉수대가 있어서 '망오름'이라고 부르는데

지금은 예촌망으로 부른다.

동서로 길게 있는 두 봉우리는 이어졌는데

마을에서는 동쪽 봉우리를 '큰망', 서쪽 봉우리를 '족은망'이라 부르고

봉수대는 1960년대 이후 감귤원이 조성되면서 사라졌다.

 

효돈천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 182호로

한라산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효돈천은 한라산 백록담 남벽과 서벽에서 발원하여

효돈 해안에 이르는 대규모 하천이지만

계곡을 제외한 대부분은 물이 흐르지 않은 건천으로

오랜 기간 하식작용을 통해 V자형 계곡인 쇠소깍이 형성되었다.

올레 5코스인 남원~쇠소깍(14.7km, 4~5시간) 구간 중  

위미항을 출발해서 효돈천까지...

솔바람 파도소리 들으며 바닷길을 걸어 볼까요~

제지기오름과 뒤로 섶섬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차탕 다니지 말앙 촌촌이 걸으멍 지꺼지게 놀당 갑서~

(차 타고 다니지 말고 천천히 걸으면서 즐겁게 놀다 가세요..)

 

제주도 말은 촘말로 귀허고 꼽딱한 보물이우다.

(제주도 사투리는 정말로 귀하고 아름다운 보물입니다.)

망장포는 고려조 말엽 제주도가 몽골의 직할지였을 당시

이 포구를 통하여 제주에서 세금이란 명목으로 거둬들인 물자와 말 등을

원나라로 수송했던 데서 연유한 이름이다.

'쓰레기 버리지 맙서!!'

쉼터에는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빗자루도 걸려 있다..

바다 위로 비추는 겨울햇살은 눈이 부시도록 아릅답다.

멀리 항공모함처럼 떠 있는 무인도 '지귀도'는

하늘과 바다를 이어주는 듯  환상적인 그림을 만들어준다.

 

낚시대를 드리우고 바다와 하나가 된 듯

강태공은 몇 마리를 잡았을까?

가을(10월)에 꽃을 피웠던 보리밥나무는

벌써 빨갛게 익어 올레꾼들의 추억거리를 만들어준다.

잘 익은 열매를 한 줌 가득 따 먹었더니 떫은 맛이 조금은 남아 있지만

달콤함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조면암과 현무암으로 어우러진 낭떠러지를 연상하는 절벽에는 밧줄이 놓여 있다.

후들거리는 다리와 힘이 들어간 손은 조금은 위태해 보이지만

모두들 안전하게 내려온다.

해안 기슭쪽으로 오르는 예촌망은

바다와 붙어 있고 나즈막한 오름이지만

소나무로 둘러싸인 해안단애를 이루며 낚시터로 유명하다.

침식과 개간이 이루어진 정상부는 과수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해안 절벽의

깍아지른 듯한 낭떠러지는 한폭의 수채화를 보듯 눈을 뗄 수가 없다.

공천포를 지나 망장포구, 예촌망까지 이어지는 바닷길은

갯내음을 맡으며 갯길을 걷고 나면 정겨운 오솔길이 나오고

자연이 묻어나는 작은 숲길을 지나고 나면

밀림에 들어온 듯 정글숲으로 이어지고...

 

갯바위가 만들어내는 여러가지 형상이 있는 갯길은

해녀들이 물질하러 가는 길이기도 하지만

바릇잡이, 낚시꾼들, 올레꾼들을 위해 만들어진 듯 아름다운 길이 이어진다.

오름으로서의 느낌은 없지만 감귤원 한켠에 자리한 묘에는

아직도 가을인듯 층층잔대가 군락을 이루어 고운 자태를 뽑낸다.

지난해 11월 장마로 인해 이 곳 하례리도

노랗게 익을대로 익은 감귤은 슬픈 표정을 짓는다.

초록 잎도 빨리 쉬고 싶다고 한숨 짓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제주에서 가장 따뜻한 곳~

겨울로 접어들었는데도 여기는 봄날이다.

공천포~망장포~예촌망으로 이어지는

짧지만 소박하고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갯길

깍아지른 듯한 해안절벽은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조심스럽게 한발 내디딜 때마다 달그락거리는 작지왓(자갈밭의 제주어)에서

돌들이 부딪히는 소리는 정겹기만 하다.

부석(물에 뜨는 돌)을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는 바다 멀리 퍼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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