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해안도로를 따라가다 해안절경의 아름다움에 멈춰 서는 곳~

제주시 서쪽 16km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구엄리는

바다와 접해 있는 어촌마을이다.

예로부터 소금을 만들며 살아온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란 뜻으로 '엄쟁이'라 부른다.

엄쟁이는 구엄, 중엄, 신엄마을의 옛 이름이다.

 

검은색 평평한 바위 위에는 특이한 모양을 한 '돌염전'이 있는데

암반지대를 이용하여 소금을 생산한 곳으로 '소금빌레'라고 불린다.

네모난 곳에 바닷물을 채워 소금을 만드는 염전을 생각하지만

이 곳 '돌염전'은 바위 위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염전이다.

마을 포구(철무지개) 서쪽 쉐머리코지에서

구엄마을과 중엄마을의 경계지점인 옷여까지는 평평한 암반지대를 이루는데

이 암반지대가 소금밭이다.

소금밭의 길이는 해안을 따라 300m정도이고 폭은 50m로

약 1,500평에 이른다고 한다.

제주시 서쪽 16km지점에 위치한 신엄마을은

북쪽으로 접해 있는 완만한 해안선과 해안단애가 잘 발달된 곳으로

수직절벽 해안절경이 뛰어난 곳이다.

 

신엄포구를 시작으로 구엄 '돌염전'까지

바닷바람을 뒤로 하고 걸어보지만 1월의 제주바다는

걷는 내내 귀도 시리고 손은 꽁꽁 얼어

바닷바람에 호주머니속까지 찬기가 느껴진다.

도대불과 연청정, 해녀상 등이 보인다.

낭떠러지인 듯 아주 가파르지만 수심이 깊어서

강태공들의 휴식처인 듯 낚시가 잘 된다고 한다.

신엄리의 옛 생명수 녹구물은

포구의 안쪽 바위틈으로 용천수가 풍부하게 솟아 나온다.

녹구물은 한라산을 발원지로 하여 노꼬메오름의 정기가 이 곳까지...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녹구물'이다.

중엄마을은 해안선이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빼어난 해안절벽과 갯바위 낚시로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기를 수없이 하는 동안

바다가 허락한 선물...

매끄러운 몽돌이 끝없이 이어진다.

새물은 중엄리 마을 형성 당시 식수원이었으며

풍부한 수량으로 인하여 방파제 안쪽으로 해수가 들어오지 않는

최고 용천 물량을 자랑하는 제주 제일의 해안 용수이다.

지역주민들이 식수원 및 목욕, 빨래터로 사용하며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동절기에 넘나드는 파도 속에 식수를 길어 오는데 어려움이 있어

현 방파제 중간 부분에 있었던 암석을 발파하고 방파제를 쌓았다고 한다.

'소금빌레'라고도 부르는 구엄리 돌염전은

예부터 해안가에 널리 깔려 있는 암반 위에 바닷물을 이용해 천일염을 제조하여

생활에 도움을 얻었으며 이 곳에서 생산되는 돌소금은

색소 등 품질이 뛰어나 굵고 넓적한 천일염으로

중산간 주민들과 농산물을 교환하기도 하였다.

소금의 생산은 봄, 여름, 가을이 가능하고

겨울에는 일조량이 부족하고 계절풍(북풍)의 영향으로

파도가 세어 소금밭을 쓸어버려 불가능했다.

소금밭은 공유수면상에 위치하지만 개인소유가 인정되어 매매가 이뤄지고

지적도는 없지만 육지의 밭에 비해 가격도 훨씬 높았다.

한 가구당 20~30평 내외로 소유했는데 큰딸에게 상속하는 풍속이 생겨났다고 한다.

 

구엄마을 사람들은 소금을 만드는 일이 생업의 일부로

소중한 삶의 터전 역할을 했고 1950년대까지 명맥을 이어오다

생업수단의 변화로 소금밭으로의 기능을 잃게 되었는데

2009년 어촌체험마을로 선정되면서 일부 복원이 되었다고 한다.

작은 포구에서 시작되는 해안길은

바다와 맞닿은 쪽빛 바닷길을 지나면 작은 오솔길로 이어지고

다시 갓길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동안

주상절리, 기암괴석, 수직절벽 등 해안절경에 빠져든다.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하얀 포말은 또 다른 제주의 매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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