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제주의 재발견 '제주산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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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 제주의 재발견 '제주산담' 출간
  • 조성훈 기자
  • 승인 2016.01.2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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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김유정씨가 집대성

미술평론가로 활동 중인 김유정씨가 도내 전역을 다니면서 취재한 제주의 산담을 책으로 묶어냈다. 이번 서귀포문화원(원장 강명언)에서 발간한 『제주 산담』은 미래의 문화 제주를 위해서 기획된 것으로써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산담에 대한 연구서다.

산담은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영혼의 울타리로 산 사람들의 생활 속 돌문화와는 달리 죽은 자들을 위한 의례의 돌문화로써 제주인들의 생사관을 엿볼 수 있는 유적이다. 그러나 제주의 산담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데도 손을 놓고 바라봐야 하는 안타까움으로 이번에 제주산담을 출간하게 된 것이다.

산담을 죽음의 유적이라고 해서 죽음만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니라 지난 600여년의 역사적 대 유적으로 보게 되면 정신문화적 가치와 자원 활용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유정씨는 이미 돌문화에 대한 연구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무덤을 사회제도와 풍토로 보고 잃어버린 제주문화의 핵을 찾는데 주력해 오고 있으며 금번에 다시 사라지는 제주 산담을 연구 주제로 해서 빛을 보게 됐다. 

<저자 서문 중>
필자는 2000년에『제주무신도』, 2001년 에 다큐멘터리<아름다운 제주석상 동자석>전을 제주도문예화관에서 전시했고, 2003년에 『아름다운제주석상 동자석』을 출판했다. 동자석은 무덤과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어서 동시에 연구를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다가 2006년에 제주대 손명철 교수와『제주의 무덤』이라는 책을 공저로 출판했다.    

  금번 『제주 산담』은 그간 출판된 필자의 책들과 상호 연관이 깊다. 육지와는 달리 제주의 무덤은 산담 자체가 묘역이자 무덤 자체에 해당한다. 필자는 줄곧 돌 문화를 얘기할 때  삶의 돌 문화와 죽음의 돌 문화로 나누어 말했었는데 그간 누구도 제주 무덤에 대해 그 가치를 생각한 적은 없었다. 맞다. 죽음, 어째 으스스한 대상을 누가 사랑하랴. 그럼에도 필자는 오로지 할머니의 장례식을 떠올리며 제주의 무덤들 모두 할머니 무덤처럼 생각하면서 홀로 답사를 다녔다. 무려 20년 가까운 세월 무덤에서 혼자 코시 후에 밥을 먹었다.
  봄날 산담에 앉아 듣는 비비작 거리는 종다리 노래, 선풍기 소리 같은 솔바람을 잊지 못한다. 깊은 산 속에 울려 퍼지는 뻐꾸기 소리는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맑고 깨끗한 휘파람새 소리는 영혼을 황홀케 했다.
  필자는 지금도 시끄러운 세상의 복판보다는 한적한 무덤가가 더 좋다. 거기에서는 누구를 다치게 하거나 내가 상처받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산담에 앉아 세속을 바라보면, 세상의 모든 것들, 좋은 날의 인간관계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제주 산담』은 무덤보다는 폭이 넓다. 제주의 무덤 또한 기념비성이 있지만 그것의 완성은 산담으로 귀결된다. 산담은 효도, 가문, 산업적 연관의 산물이다. 제주의 산담을 보면서 나는 고영훈 화백과의 대화를 떠올린다. 그래, 제주 산담은 ‘지상에 누운 세계 최대의 산담’이 아니던가. 이 책은 기념비성에서부터 무덤의 이데올로기적 기능, 산담의 역사적 연원, 장례문화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역량이 못 미치는 한계를 느끼고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지만, “안하는 것보다 행동하는 게 그래도 낫다”는 위안으로 버틴 게 『제주 산담』의 작은 모습이다.

산담, 지상에 누운 세계 최대의 피라미드 
   산담은 신성영역이다. 혼백이 머무는 곳이자 제주사람들의 영적인 성소(聖所)인 것이다. 어떤 문화권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자신의 성소를 만든다. 그것은 자신들의 사상적 기반에 의해 탄생되고 숭배된다. 우리는 이집트 파라오의 피라미드를 기억하고 있다. 피라미드는 사각뿔의 모양의 탑처럼 하늘을 향해 상승하는 기운을 뿜는다. 단일 기념물로 하늘에 솟아있기 때문에 웅장하기까지 하고 최대의 무덤으로 회자된다. 
  그러나 눈을 제주 땅으로 돌리면 우리는 더 방대한 크기의 피라미드가 조성돼 있다는 것을 알고 놀라게 된다. 마치 땅거미처럼 제주섬 전체에 흐르듯이 누운 산담군(群)을 보게 되면 그 규모가 얼마나 장대한지를 알 수 있다. 우리는 지상에 누운 세계 최대의 피라미드를 갖고 있으며, 우리 또한 그것에 더해질 것이다.
  1981년 비공식 집계에 의한 무덤의 수만 해도 약 24만 기 가량 제주 땅에 있었다. 이 수치를 볼 때 제주는 무덤을 싣고 항해하는 역사의 배이자 한라산 자체가 거대한 피라미드였던 것이다.

          

 

김유정(金唯正), Kim yu jeong)
 
제주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예술학을 전공하고, 제주도립미술관 개관 큐레이터, KBS 제주방송 초빙큐레이터 등을 역임했다.
 현, 제주문화연구소장,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소속의 미술평론가, 한국민족미학회 회원, 이중섭미술관 운영위원으로 있다.
저서로는『제주의 무신도』, 『아름다운 제주석상 동자석, 『제주의 무덤』,『통사로 보는 제주미술의 역사』,『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제주 돌담』이 있다. 
 
주소:제주시 일도 2동 113-5 대림@204동 510호
이메일:jci6108@naver.com
전화: H.P:010-6789-9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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