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서익수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은 “세계 위험보고서”에서 지구 표면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이상 높아졌다는 것을 지적하며 기후변화를 가장 큰 위험으로 꼽았다. 극심한 자연재해가 일상화 되면서 기후변화가 물 부족이나, 식량난, 치안불안 등보다도 훨씬 더 큰 위험요인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2015년 제주농업은 이러한 기후변화의 피해를 실감하게 했던 한 해였다. 여름가뭄, 11월부터는 이틀에 한번 꼴로 내리는 비 날씨, 따뜻한 12월, 그리고 지금 1월은 32년만의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를 보이고 있다.

콩은 여름철 가뭄으로 제대로 여물지도 못하다가 가을철 비 날씨로 수확을 포기해야 했다. 제주 경제작물인 감귤은 품질저하로 기대이하의 값으로 출하되었다. 또한 겨울채소는 따뜻한 12월 날씨로 생산시기가 당겨지면서 품질이 떨어지고 출하가 집중되어 가격 하락을 면치 못했다. 따뜻한 12월에 이은 이번 기록적인 한파는 지금 나무에 달려있는 감귤류에 많은 피해를 줄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렇듯 지난 해 제주농업은 이상기후에 속수무책 이었다. 원래 농업이 하늘과 하는 동업이라 하며 자연현상을 따르기도 하고 어느 정도 대비도 하면서 여태 농사를 지어왔지만, 지금의 이상기후는 양상이 다를 뿐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하여 농민이나 행정이 감당할 수준이 아닌 듯하다.

물론 기상재해에 대비해서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및 재난위기관리표준매뉴얼 등을 마련하고 정부와 지방 정부에서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지만 이처럼 일상화 되어가는 이상기후 시대에 농민들에게 동업자인 하늘만 바라보면서 농사를 지으라고는 할 수는 없다. 어떻게든 이상기후로 인한 손실에 대한 실질적인 보전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농작물의 수요와 공급추이를 맞추는 분석,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작물 품종 개발 및 재배시스템 연구, 토종 농작물 보존방안 연구 등이 있어야 한다. 또한 범사회적으로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물 아끼기, 전등 끄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같은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작은 실천들의 습관화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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