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1월 25일자 단독으로 ‘수천 명 노숙하는데… 제주공항 “난방비 누가 내나”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보도 내용은 당시 제주도 측은 노숙하는 관광객을 위해 공항터미널에 난방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는 “난방비는 누가 부담할 건가”라고 답했다. 이어 제주도는 “노숙하는 체류객을 위해 빵 등의 간식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공항 내 매점과 식당이 모두 문을 닫는 10시 이후에 해라.”

결국 이날 제주도는 공항의 체류객을 위해 준비한 빵 1만개를 밤 10시 이후에 제공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공항 내 식당과 편의점에서는 저녁 8시에서 9시 사이에 이미 음식이 동이 난 상태였다. 이 같은 보도로 사흘 동안 이어진 기록적인 한파와 이에 따라 제주공항에 수천 명의 체류객이 몰려든 상황에서도 공사측이 손익만 따지는 이기주의 행태를 보여 콘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혼란을 키웠다는 내용이 돼버린 것이다.

다시 요약하면 제주도 고위관계자의 공항 체류객을 위한 편의 요구를 공사가 비용문제와 기타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워 거부했다는 내용이 된 것이다. 이 보도내용은 삽시간에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급속히 유포되며 제주공항 폐쇄와 관련해 가뜩이나 불만에 쌓인 국민여론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공사는 26일 해명자료를 내고 “언론보도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아래와 같이 해명하니 해당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 등 후속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공사가 문제 삼은 부분은 ‘제주도 “체류객이 노숙하는 공항터미널에 밤샘 난방을 좀 해달라”, 공항공사 “누가 난방비를 부담할 것인가?”, 제주도 “우리가 부담하겠다”’로 이어지는 대화 형식의 초반 기사 내용으로 제주공항 결항 건과 관련하여 공사 실무자와 제주도 실무자 등이 여러 차례 비공식적인 대화를 진행한 적은 있으나 기사에서 처럼 대화록 같은 내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편의점 운영 시간 이후 빵을 제공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도 “공항공사 직원과 제주도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과거 경험상 공항 내 편의시설이 문을 닫고 나면(오후 10시 이후) 체류객들이 생수와 빵 등 식료품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식료품 배포시 한꺼번에 몰리는 승객의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승객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의견을 제시한 사항”이라며 “실제 현장에서는 빵 1만개를 10시 이후(오후)에 배포해 체류객이 굶주림(배고픔)에 시달렸다고 하나, 23일 도와 공사가 준비한 빵과 생수는 오후 9시 이전에 이미 배포를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가 원 지사는 26일 모 방송에 출연해 “공항공사에서는 난방이나 장소 제공, 음식 공급에 대해서 제주도와 공사가 실무적으로 꼼꼼히 짚다 보니까 시간이 걸려 오해를 가져오게 됐다”라고 공사와의 불편한 관계를 서둘러 진화했다.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하는 제주도와 한국공항공사의 이번 책임회피성 논란은 많은 도민들로 부터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싸움질인가?' 질타 받기에 충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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