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끝자락에 찾아간 곶자왈은

뺨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이 아직은 겨울이지만

깊은 겨울잠에서 기지개를 펴며 꿈틀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바람타고 스며드는 꿀내음은 코를 자극한다.

가장 먼저 백서향이 핀다는 곶자왈에는

오래된 소나무들이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쓰려져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아직까지도 전쟁을 치르는 소나무들이 안스럽다.

불편한 마음도 잠시

빌레 위로 살짝 얼굴을 내민 신부의 부케를 닮은 순백의 사각별 '백서향'이

은은하지만 눈부신 모습으로 유혹한다.

곶자왈로 깊숙히 들어갈수록 꽃대궐 세상을 만드는 백서향의 꿀내음은

자꾸 코를 자극한다.

 

눈덮힌 하얀섬 제주의 기억도 잠시

아직 한라산은 겨울의 왕국을 꿈꾸지만

작년보다 일찍 찾아온 곶자왈의 봄을 알리는 순백의 백서향은

때묻지 않은 은은한 향을 천리까지 날려 보낸다.

백서향의 꽃말 '꿈 속의 사랑'

부처님이 내린 상서로운 향기를 가진 꽃 백서향은 곶자왈의 전설을 만들어간다.

봄은 소리없이 곶자왈 깊숙한 곳에서 찾아온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