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강풍으로 무더기 결항사태가 이어진 제주공항

11일 제주공항에 윈드시어(난기류)경보와 강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항공기 결항과 회항, 지연 운항이 속출했다. '폭설 대란'이 마무리된 지난달 26일 이후 16일 만이다.

그러나 설 연휴가 끝나고 발생한 공항사태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잦은 기상 변화에 따른 비행기 결항과 회항, 지연에 도민들은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와 제주지방항공청에 따르면 11일 오후 6시30분 제주에서 김포로 갈 예정이던 제주항공 7C146편을 비롯해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 53편이 결항했다고 밝혔다.

18편은 회항했고, 140편은 지연 운항했다.

항공기 결항 또는 지연 운항으로 제주에 발이 묶인 승객이 늘어나 공항 대합실은 저녁시간 내내 북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승객은 기다리다 지쳐 종이상자 등을 바닥에 깔고 눕거나 대합실 구석에 주저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지난번 한파와 폭설로 제주공항 활주로가 폐쇄돼 많은 체류객이 발생했던 '폭설 대란' 때와 비슷한 풍경이 재현된 셈이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며 승객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일부 저비용 항공사에서는 다음날 새벽 발권 창구를 여는 대로 대기표를 발부하겠다고 해 승객들이 창구 앞에 주저앉아 대기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승객들은 항공사측 안내에 따라 근처 숙소 등으로 자리를 옮겨 공항 체류객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많은 승객들이 공항에서 이동하느라 택시·버스 승강장에는 한동안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밤이 되면서 날씨가 풀리자 일부 항공사는 김포로 갈 예정이던 항공기를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인천공항으로 운항해 승객들을 밤늦게까지 실어날랐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방훈 정무부지사 등 도청 관계자와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 제주도관광협회, 제주관광공사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도 공항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고 체류객들의 불편을 덜어줄 방법을 모색했다.

각 기관은 남은 객실이 있는 공항 주변의 숙소를 파악해 관광객들에게 안내하고, 먹는 샘물과 모포 등도 준비해 공항 체류객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했다.

제주공항에는 12일에도 난기류와 강풍이 예보된데다 설 연휴 관광객 귀가 행렬과 주말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혼잡이 우려된다.

제주공항기상대는 13일 밤까지 남풍이 강하게 불어 지형적인 영향으로 풍향·풍속 차에 의한 난기류 현상이 나타나겠다고 예보했다.

공항 관계자는 "12일도 결항 또는 지연 운항하는 항공편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공항을 찾기 전 항공기 운항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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