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세요!

 

국민은
투표할 때만 자유롭다 의원이 선출되면
국민은 다시 노예로 전락한다*

자신이 권력을 선출한다고 착각하는
권력의 노예들이다 국민은
자신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자본의 노예들이다 국민은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것은
낙타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보다 힘들다
모두가 권력을 나눠 갖는 것은
굶주린 악어가 먹이를 양보하는 것보다 어렵다

“새해에는 모두 부자 되세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
어여쁜 여배우의 명령에 냅다 부자에게 표를 던졌고
국민은 다시 노예로 전락했다
구겨버린 로또 휴지만 권력의 뒷주머니처럼 늘어났다

* 장 쟈크 루소의 말.
** 배우 김정은이 광고 모델로 나와 했던 말.

김경훈

시집으로 [삼돌이네집], [한라산의 겨울],
강정 시편 [강정은 4・3이다] 등.
산문집 [낭푼밥 공동체] 등.
제주작가회의와 놀이패 한라산 회원.

시인의 말

새해 설 명절은 다들 잘 쇠셨는지요? 올해도 덕담으로 “부자 되세요!”라고 하셨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입니다. 이제는 부자 환상에서 벗어나 우선은 건강이 제일이니까 “건강하세요!”라고 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보다는 “복 많이 지으세요!”라고 덕담을 하는 건 어떨까요? 아무리 기다려도 복은 누가 거저 주지는 않으니까, 서로 복을 짓도록 하는 것이 결국은 서로가 복을 받는 일이 되지 않겠습니까? 올해는 또 선거가 있는 해니까, 권력과 부자의 노예로 다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 투표도 좀 제대로 해야 하겠습니다. 어쨌든, 올 한 해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지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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