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1인 시위하는 이석문 교육감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1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시간 동안 누리과정(만 3~5세 무상 보육)에 대한 정부 책임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해 주목받았다.

이 교육감은 이날 시위에서 “보육 및 교육대란의 근본 해결을 위해 국고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져야 한다”며 “현재 교육청 재정 구조상으로는 유·초·중등 교육의 현상 유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이어 “특히 제주는 매해 학생 수가 증가하고, D등급 이상의 노후 건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학교시설 개선 등에 막대한 예산을 시급히 투입해야 한다”며 “이제부터라도 대통령이 교육감들과 대화에 나서 근본 해결을 위한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육감의 이런 행보를 두고 도의회에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됐다.

김광수 의원

이날 열린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오대익) 제1차 업무보고 자리에서 김광수 교육의원은 이 교육감의 경기도교육청 출장 목적을 따지며 이 같이 문제제기했다.

박순철 제주도교육청 행정국장은 “서울(시교육청)에서 했던 것처럼 경기도교육청과도 도내 폐교 등을 활용한 교원 힐링센터 건립 의향이 있다”며 “또한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두 교육감이 서로 협의를 하려고 출장을 다녀오게 됐다”고 짤막하게 답했지만 공세는 계속 이어졌다.

김 의원은 “어쩌자고 교육감의 공식 일정란에 9시부터 릴레이 1인시위를 한다는 내용을 올려놓느냐”며 “교육감은 공인이다. 일과 중에 이런 것을 해도 되느냐? 실국장들이 어떻게 보필하고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경기도교육청을 거론하며 출장 얘기를 하는데, 1인 시위를 정 하고 싶다면 연가를 내고 개인 비용으로 비행기를 타고 다녀오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며 “일과 시간에 교육감이 이렇게 움직이면 교육부가 가만히 있겠느냐. 상식에 따라 생각해보라”고 말을 이었다.

계속해서 김 의원은 “경기도교육청과 MOU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면 그 내용이 일정표에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꼼수라는 오해를 받는 것”이라며 “출장과 관련해 문제가 될 것 같으니 경기도교육청을 등장시킨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국장은 “교육감의 공식 일정에 시위라고 표현한 부분은 죄송하다. 하지만 교육감의 출장과 관련한 결재는 경기도교육청과의 MOU사전 협의와 누리과정 예산 홍보가 맞다”며 “일정이 그렇게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마지막으로 “제주의 교육을 대표하는 교육감이 청와대 앞에서 어떻게 1인 시위를 할 수 있느냐며 교육계 원로들에게 많이 혼났다”며 “제주의 교육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수 많은 원로 교육인이 피와 땀으로 정성스럽게 키운 결과물”이라고 못 박았다.

이처럼 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정부와 교육청 간의 갈등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이 교육감의 청와대 1인 릴레이 시위로 또 다른 출장 논란으로 이어져 관심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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