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국회비준에 반대하고 우리농업 사수를 위한 제주농민대회가 6일 오전 10시 신제주 한나라당 도지부 앞에서 열렸다.

제주도농업인단체협회(회장 강인선) 주최로 열린 이날 대회에는 전국농민연맹 제주도연맹을 비롯해 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 제주도연합회 등 도내 농업인 13개 단체에서 200여명이 참여했다.

추운데다 간간이 비까지 내리는 날씨속에 진행된 이날 대회에 참가한 농업인 단체들은 농민들을 벼랑으로 몰고가는 FTA협정 비준을 강행하려는 정부와 한나라당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 FTA 국회비준 강행의사 강력 규탄

참가자들은 FTA협정 비준은 농업을 포기하는 것이며 이는 주권을 남에게 맡기는 것으로 즉각 철회와 함께 농업보호정책을 수립하고 농가부채 해결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강인선 회장은 "정부는 외환위기로 부실해진 금융권과 부실기업을 살리기위해 무려 150조원이나 되는 자금을 투입했는데도 회수하지 못하는 게 50조원이나 된다"며 "농민들의 허리를 휘게하고 있는 농가부채 탕감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한 강 회장은 "정부는 FTA협정 대가로 119조원을 일반농업예산으로 편성 지원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이는 숫자놀음에 불과하며 농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강봉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본부장은 "목숨을 내던지는 농민과 노동자가 늘고 있는데도 정부와 거대여당인 한나라당은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고 있다"며 규탄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농업인 단체 회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되면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으나 반농업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농업과 농민회생을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투쟁결의문을 채택했다.

# 양정규 의원에 15개 요구사항 전달

이에 앞서 13개 도내 농업인 단체 회원들은 한나라당 도지부를 방문, 양정규 의원을 면담하고 15개 사항의 요구상항을 전달하고 의견을 물었다.

이 자리에서 강인선 의원은 "정부는 FTA 상정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상정은 물론 비준이 되지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안동우 전국농민회 제주도연맹회장은 "국회의장 직권으로 상정해 통과를 강행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며 "특별법이 농업인들이 요구하는 수준도 안된 상황에서 비준안 강행처리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나름의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국회 비준과 결정과정에서 절대 반대한다는 것을 약속한다"며 "정부가 내놓은 199조원의 농업지원도 비준통과를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 앞서 지난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TO 각료회에서 농업사수를 외치며 목숨을 내던진 고 이경해씨에 대한 묵념과 함께 노래패 '청춘'의 노래공연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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