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풍향계] 달라지는 제주의 ‘괸당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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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풍향계] 달라지는 제주의 ‘괸당선거’
  • 특별취재팀
  • 승인 2016.03.0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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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총선, 이주민과 젊은 세대들의 표심이 최대 변수

제주의 선거문화 가운데 아주 특이한 것은 ‘괸당’이라는 혈연을 최대한 활용한 선거운동이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제주에선 ‘어느 정당보다 괸당이 더 힘이 세다’라고 한다.

괸당은 친인척을 뜻하는 권당(眷黨)에서 비롯된 말로 좋은 뜻으로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제주 사람들의 끈끈한 삶의 연대를 상징해 왔지만 최근 사회가 다양해지고 핵가족 시대로 바뀌면서 제주의 괸당은 점차 그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타 도시 사람들의 눈에는 아직도 제주의 독특한 괸당문화가 지역 연고주의와 배타주의라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춰지고 있고 특히 요즘같은 선거철이면 정당이나 정책보다 괸당의 힘을 빌려는 후보자가 여전히 많다.

괸당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면 친인척뿐만 아니라 사돈의 팔촌, 종친회, 향우회, 출신 학교 동문회까지 포함시킬 수 있다.

과거 자치단체장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같은 종친이 출마할 경우에는 종친회에서 의견을 조율한 다음 한 사람으로 단일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만큼 종친회 영향이 컸다는 얘기다.

이번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는 워낙 후보자도 많고 사회적 분위기도 바뀌면서 괸당선거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제주시 갑 선거구인 경우 K와 Y가 같은 종친으로 맞붙고 있는데 K종친회의 경우 나이 드신 종친과 젊은 종친이 서로 나눠 후보를 지지하고 있고 Y종친회의 경우엔 특정후보에게 종친회가 마음을 두고 밀고 있다고 한다.

제주시 을 선거구는 종친회뿐만 아니라 향우회, 지역 연고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이 지역구는 후보자 대부분이 조천읍과 구좌읍 출신이어서 서로 물고 물리는 복잡한 괸당문화가 작용하고 있는 곳이다.

서귀포시 선거구는 좀 특이하게 종친회 보다 출신지역과 동문회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K종친이 여러 명 나오는 출마하는 바람에 K종친회에선 각각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고 동문회 입장은 아직 특정 후보로 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심 중이다.

제주는 인구가 적고 여러 군데 마을로 나눠 살아왔기 때문에 어쩌면 이런 괸당문화가 당연한 현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괸당문화도 많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문중회, 동창회, 향우회가 제주사람들에게 큰 비중의 모임이었지만 요즘은 사회단체, 봉사단체, 각종 동호회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주 인구 중 약 30%가 지난 1950년대 이후 이곳에 내려와 살고 있는 사람들로 이들은 지금 입도 4대 또는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4〜5년 사이에 많은 이주민이 내려와 살고 있다.

이런 일련의 제주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이 괸당문화를 바꾸는 요인들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4·13 총선의 제주지역 유권자는 49만여명(지난해 10월 기준 49만658명) 규모다. 2012년 19대 총선 유권자수(44만1470명)와 비교하면 5만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총선의 최대변수는 새롭게 늘어난 유권자들과 젊은 세대들의 표심이 과연 어느 쪽으로 쏠리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말하고 있다.

이번 주에 정당별로 1차 예비후보가 정리된 후 다음 주 부터 본격적인 공천심사 과정을 거쳐 오는 20일 전후에 최종 주자가 확정될 예정이다.

최종주자가 결정되고 난 후에는 괸당선거가 아닌 정책대결로 승부를 걸어야 당선의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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