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담고 새별오름으로

찬바람에 얼굴 시려도 즐거움은 ‘후끈’

제주의 모든 바람이 새별오름으로 모여들었다. 축제가 열린 둘째 날 4일 오후, 들불을 놓는 하이라이트가 없는 날이어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현장은 뜨거웠다. 희망을 새기러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길게 늘어선 축제 행사장 사이로 기마대가 지나가고 있다. @변상희 기자

행사장은 질서정연하게 마련됐다. 새별오름 입구에서부터 주공연장까지 길게 늘어선 여러 체험장을 따라 사람들은 새별오름으로 향했다. 곳곳에선 줄다리기, 집줄놓기, ‘달집’ 만들기 등 마을 대항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마을마다 단체마다 팀을 이뤄, 사람들은 간만에 크게 소리를 지르며 응원을 펼쳤다. 특히 축제의 장에서나 볼 수 있을 ‘집줄놓기’ 시간에는 옛 추억을 떠올리며 신이 난 어르신들의 얼굴이 밝았다.

 

초체험하는 아이들,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모습이 제법 진지하다. @변상희 기자

아이들의 체험 코너도 다양했다. 돌하르방 만들기 체험, 축제 캐릭터 만들기 체험 등이 인기였다. 뜨끈하게 달궈진 아궁이에 고구마며 감자를 넣고 찌는 아궁이체험은 어른들에게 단연 인기. 즉석사진을 뽑는 체험부스도 마련되는 등 젊은 세대가 좋아할만한 코너도 마련됐다.

뜨끈한 아궁이에 고구마랑 감자가 익는다. 마른장작을 아궁이에 담고 어른들은 옛추억을 떠올린다. @변상희 기자

주공연장에서는 끊이지 않고 공연이 이어졌다. 이날 ‘들불 희망 기원제’로 문을 연 새별오름 앞 주공연장에서는 탱고의 춤사위가, 풍물패의 공연이, 아시아 공연단의 이색적인 무대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춤도 추고, 노래도 흥얼거리며 무대를 즐겼다.

다양한 먹거리들이 장터에 마련됐다. @변상희 기자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장터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찬바람에 시린 속을 국밥에 녹이고 닭똥집을 시켜놓고 이야기보따리가 펼쳐졌다. 붉게 취기가 오른 어르신들의 혀꼬인 소리도 드문 들린다. 순대와 등뼈가 먹음직하게 썰어져 가판대에 놓여있다. 통구이 돼지는 부지런히 돌아가고, 지나가던 아이는 그 모습에 눈을 못 뗀다.

외국인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달집만들기 대회에서 제주지역 마을팀과 붙은 국제교류도시 외국인팀은 비록 꼴찌를 했지만 방문객들의 제일 큰 응원을 받았다. 주공연장에서는 멀리 인도네시아에서 온 전통춤 댄서들의 공연이 화려한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다.

소원을 담은 달집 태우기가 시작됐다. @제주투데이
축제 둘째날 새별오름 위로 화려한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제주투데이

하이라이트는 단연 불꽃놀이. 저녁 8시를 넘긴 시각 시작된 불꽃놀이는 화려한 레이져쇼와 함께 새별오름의 하늘을 수놓았다. 앞서 진행된 희망 ‘달집’태우기로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던 관람객들은 불꽃놀이로 축제의 즐거움을 한껏 느꼈다.

한편 들불축제는 오는 6일까지 이어진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오름불놓기’는 5일(토요일) 저녁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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