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호의 일본 이야기] 조총련계 동인지 <종소리>에 게재 거부 당한 4.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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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호의 일본 이야기] 조총련계 동인지 <종소리>에 게재 거부 당한 4.3시
  • 제주투데이
  • 승인 2016.03.3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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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계 계간 동인시집 <종소리>가 토쿄에서 발행되고 있다. 필자는 이 시집 <종소리>를 2014년 12월 8일 제주투데이에 소개하면서 당시 게재된 시, 5편을 실렸다.
 
그랬더니 <종소리> 시집 발행인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앞으로도 우리 <종소리>를 많이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러면 이 시를 <종소리>에 게재해 주면 협조하겠다고 하면서 필자의 졸시 <비손>을 보냈다. 발행인은 편집위원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그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발행인과는 그후 오사카에서 처음으로 만났지만 이 건에 대해서 한 마디도 없었다. 필자도 큰 관심도 없었기에 문의도 하지 않았다.
 
필자의 졸시 <비손>은 2013년 3월 제주 4.3 제65주년을 맞이하여 제주문인협회 주최 시화전에 출품했던 작품이었다.
 
왜 조총련계 동인시집 <종소리>는 이 시의 게재를 거부했는지 <4.3 68주년>을 맞이하면서 다시 소개한다.
 
비손
 
졸지에 가족 목숨 잃어
밀항선 타고 일본에 피신했더니
"빨갱이"라는 주홍글씨가 원죄가 되어
꼬리표처럼 붙어다녔다
 
이십여년 후
원죄 사면과 빛나는 조국 건설을 위해
북송선을 탔더니 "귀포:歸胞"라는
또 하나의 꼬리표가 늘어났다
 
다시 수많은 세월이 흘러
가족들과 생이별하고
북의 사선을 넘어 일본에 왔더니
"탈북자"라는 새로운 꼬리표를 부여받았다
 
뉴스 때마다 바라보는
일기예보 지도 속의 콩알만한
제주도가 망망대해에
울고 싶도록 외롭게 떠있다
 
꼬리표 인생을 숙명처럼 안겨 준
그 섬을 향해
애증과 연민의 갈등 속에
지금 나 조용히 눈을 감고 두 손 모으고 있다
 
이번에는 반대로 게재한 시를 소개한다. 지난 해 "오마이뉴스"에 게재했던 시이다. 필자가 한국에 가서 일본에 없을 때 <종소리>에 게재하고 싶다고 연락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 아는 분이 좋다고 하여 필자는 사후승인한 작품이다.  
 
대물림
 
70년간 한여름 매미 울음처럼
통일! 통일! 부르짖으면서도
유전병처럼 통일병을 못 고치고 있다.
 
30년이 일세대라면 삼대에 걸친
대물림이다.
 
함께 가는 통일의 길. 평화와 풍요의 사랑 길!
 
통일의 힘은 국가의 영원한 자원. 미래의 무궁한 에너지!
 
통일 이룰 8천만. 평화와 화합의 전도사!
 
통일은 이렇게 밝은 미래를 보장한다는
화려한 구호들은 허공에 메아리 치고
<우리의 소원>만 방방곡곡에 울려퍼지고 있다.
 
우리 세대에서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
후손들에게 이 통일 유전병을
대물림해서는 안 되는데.
 
끝으로 게재 거부 당한 시 한편을 다시 소개한다. 이 시는 오사카에서 발행하는 <불씨>에 게재할려고 했는데 인쇄 후여서 <종소리>에 보내겠다고 했었다.
 
만남과 남남
 
만남과 남남은
인생의 시작과 끝남이다
인생 시작의 태어남이
모든 것과의 만남이고
인생 마지막 죽음이
모든 것과의 남남이기 때문이다
 
만남의 인생에는
서로 오가는 정과 주고 받는 사랑들이
넘쳐흐르는 균형이 있어야 하고,
 
남남의 인생에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미련없이 떠나는
비정함이 있어야 한다
 
우리 한글은 이 불변의 진리를
글로서도 증명한다
 
만남은 ㅁ+ㅏ+ㄴ=ㄴ+ㅏ+ㅁ
남남은 ㄴ+ㅏ+ㅁ=ㄴ+ㅏ+ㅁ
 
이렇게 방정식처럼 두 글자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해체할 수 있다
 
남남은 상대적인 균형을 이루고
남남은 데쪽처럼 분리된다
 
우리 한글이 절묘한 말(言)과 글(語)의
"언어일치"이다 
 
필자는 다른 어느 시보다 <비손>을 스스로 추천했고 또 게재하기를 원했었다.
<종소리> 시집의 한계를 알 수 있었다.
 
제주투데이에 <종소리>를 소개했던 기사를 첨부한다.
 http://www.ijeju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18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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