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68주기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은 그야말로 정치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도민들이 간절히 원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은 이번에도 어렵다. 대신 황교안 국무총리와 김무성, 김종인 등 여야 대표와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번 4.13총선에 출마하는 제주지역 3개 선거구 후보들은 얘기하나마나다.

왜, 4.3희생자 추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해야 할까?

아직도 4.3은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실타래처럼 꼬여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4.3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돼 오다가 보수정권인 MB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면서 다시 논란 속으로 들어와 있다.

제68주기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내일로 다가왔다.

이미 박 대통령은 미국과 멕시코 순방 일정에 오른 상태여서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이후 9년째 4.3추념식에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의 4.3희생자 추념일 지정에 제주도민들은 정파를 초월해 공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4월3일을 공식 추념일로 지정한 지금의 정부에서 조차 벌써 4년째 위령제에 참석하지 않는 현실에 유족과 도민들의 안타까움은 깊어질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공약으로 또는 TV토론에서 유족 배․보상을 논하고 4․3의 완전한 해결을 말하고 있다.

심지어 차세대 대권주자로 알려진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도정을 이끄는 상황에서도 대통령 참석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4.3희생자 재심사 문제만 하더라도 그렇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4년 3월 18일 국무회의에서 ‘4.3희생자 추념일’을 신규 지정한 뒤 공식발표했다. 하지만 추념일 지정을 발표하면서, 한편에서는 “조속한 시일 내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에서 관련법령에 따라 철저한 재조사 및 검증, 재심사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4.3의 희생자 요구를 받아들인 단서를 달았고 그것이 희생자 재심사 요구의 공식적인 발단이 됐다.

정부 스스로가 관련 소송에서 9번이나 기각, 혹은 각하된 내용과 연관된 일부 세력의 재심사 요구를 받아들여, 추념일 지정을 하면서 4․3의 근간을 흔드는 모순적인 조치에 나선 셈이다.

지난 2004년 10월 31일 노무현 대통령은 “1947년 3월 1일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 그리고 1945년 9월21일까지 있었던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의 많은 사람이 무고하게 희생되었습니다. 저는 제주 4.3진상규명위원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무고하게 희생된 영령들에게 추모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사과했다.

제주 4.3은 과잉진압과정에서 무고한 희생자가 엄청나게 발생하였기에 노 대통령의 사과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대통령을 포함해서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무고한 희생자의 넋에 명복을 빌고 그 유족의 마음을 위로하는 날은 과연 언제 올까?

이념을 떠나 화해와 상생을 바라는 제주도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올해도 넋두리처럼 유채꽃 향기와 함께 봄바람에 날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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