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과 강영준 교수

제주대학교병원(병원장 강성하) 농업안전보건센터(센터장 김우정)는 최근 감귤원 간벌사업을 하다 파쇄기로 인한 절단사고가 급증하여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감귤원 1/2 간벌사업이 시작된 2월부터 3월까지 파쇄기로 인한 절단사고로 소방에 접수된 건이 15건이며, 서귀포시 9건, 제주시에서 6건이 발생됐다고 한다.

과열로 인한 화재로 화상을 입은 1건을 제외하고는 손가락의 절단이나 그보다 윗부분의 상지가 절단되는 큰 손상을 입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상지 근위부의 손상은 대량 출혈로 이어져 목숨까지 잃는 경우가 있으므로 파쇄기 작동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영준 농업안전보건센터 교육홍보팀장이 강조하는 파쇄기로 인한 사고시 주의사항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파쇄기 손상의 대부분은 목재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짧은 막대를 밀어 넣기 위해 힘을 주거나 멈춘 상태에서 애를 쓰다가 손이 칼날에 말려들어가 발생한다. 또한 파쇄기 작동 중 발생하는 소음이나 비산되는 칩으로 인한 건강 장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작업 전 안전모, 보안경과 같은 개인 보호구의 착용을 확인해야 한다. 목이 긴 장갑이나 소매가 넓은 옷들은 파쇄기에 말려 들어갈 가능성이 있고, 빨려 들어갈 경우 쉽게 빠져 나오기가 어려우므로 피하도록 한다. 목재를 짧다고 직접 밀어 넣으면 위험하고 보조 막대를 사용하여야 한다. 파쇄기의 칼날에 이물질이 끼어 멈췄을 때에는 전원을 차단한 후에라도 직접 제거하려다 이물질이 빠지면서 움직이는 칼날에 다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제조업체의 안전지침에 따라 조치해야 한다.

안전조치를 취했더라도 사고가 발생했다면 다음의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사고가 발생하면 바로 119 신고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병원까지 가장 빠르고 이송할 수 있게 수술 가능한 병원을 연락할 수 있는 것은 구급대원이 가장 잘 할 수 있으며, 주위의 누구보다도 현장에서의 처치를 잘 할 수 있는 것도 훈련된 구급대원이기 때문이다. 신고를 할 때에는 사고 위치를 정확히 설명하여 구급대가 찾아오기 쉽도록 하고 절단사고임을 밝혀 신고 접수와 동시에 119 상황실에서 수술 가능한 병원을 섭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길이다. 제주도내 종합병원의 치료 수준이 크게 올라왔으나 접합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의료진은 많지 않다. 더구나 요즘처럼 사건사고가 많은 경우에는 동시에 한 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경우도 있어 무턱대고 병원을 고집하기 보다는 119의 지도에 따르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신고 후에는 기계나 목재에서 나온 물질들로 절단 부위가 오염되어 있다면 생리식염수나 흐르는 깨끗한 물로 씻어내도록 한다. 주변의 큰 오염들을 제거 후에는 흘러나오는 피를 막는다. 절단 사고는 혈관의 손상으로 인해 출혈이 발생하는데 지혈을 위해서는 깨끗한 거즈나 천으로 피가 나오는 부위를 눌러 압박하는 것이 가장 좋다. 거즈가 피에 젖었다고 새 거즈로 바꿔댄다면 계속해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게 된다. 젖은 거즈 위에 새 거즈를 대고 강하게 압박붕대를 이용하여 지혈하는 것이 좋다. 피를 멈춘다고 막대나 끈을 이용하여 피가 통하지 않도록 지나치게 묶는 것은 남아있는 조직, 신경, 혈관의 손상시켜 오히려 접합수술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금기이다. 너무나 많은 피를 흘려 환자가 의식을 잃고 혈압이 떨어지는 상태가 되면 지혈대를 이용해서라도 피를 막아야겠으나 손가락과 같은 사지 끝부분의 절단은 직접 압박하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압박붕대로 지혈한 후에는 절단 부위를 심장보다 높이 들어 올린다.

절단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잘려나간 부위의 보존 상태가 좋으면 팔, 다리는 6시간 이내, 손가락은 24시간 이내에 접합 수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잘려나간 부위를 찾아서 가져와야하며 만일 바로 찾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환자 후송 후 남은 사람이 찾아보도록 해야 한다. 잘려나간 부위를 찾으면 오염된 것들을 깨끗한 생리식염수로 닦아내야 하는데 찾을 수 없으면 깨끗한 물로 대신한다. 아무 것도 없다면 신고 후 도착한 119 구급대원에게 생리식염수와 멸균거즈를 받도록 한다. 세척한 조직은 젖은 거즈로 감싸고 마른 거즈로 한 번 더 감싼 뒤 비닐에 담는다. 비닐에 넣은 뒤 밀봉을 하여 얼음과 물을 넣은 용기에 담아 냉장온도를 유지한 채로 병원으로 가져오도록 한다. 생리식염수에 절단부위를 바로 담그게 되면 조직이 부풀어 오르고 물러져 오히려 생존 가능성이 떨어지므로 식염수나 얼음에 바로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드물지만 병원에 오면서 물이나 기타 음식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수술에 필요한 금식 시간을 연장시켜 수술시간을 연기하게 되는 원인이 되므로 피하도록 한다. 수술 후에라도 담배, 커피, 초컬릿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회복을 더디게 하므로 섭취를 금하는 것이 좋다. 법적 보호자가 현장에 같이 있지 않다면 빨리 연락하여 수술 동의를 할 수 있게 한다. 환자와 잘린 부위의 상태, 금식시간, 수술장 여건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최종 수술에 들어가기까지는 관문이 많으므로 의료진과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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