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자 팟캐스트 '소도리팡' 호외편

[양은권 서귀포예술의전당 관장 통화 녹음 방송] 파장 예고

심의위, 논의기구 없이 관장 '독단'으로 강정국제평화영화제 ‘안돼’ 결정

서귀포예술의전당이 12일 제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의 대관을 [정치성을 띠고, 편향성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허 결정을 내린데 이어 이 결정이 ‘관장’ 개인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당은 한 달 동안 강정국제평화영화제 대관 결정을 보류하며 대관 불허 결정을 내리기까지 단 한 차례의 심의위원회나 논의기구도 갖지 않았다.

팟케스트 ‘소도리팡’은 14일 [호외편]으로 '강정국제평화영화제 서귀포예술의전당 상영 불허의 변'을 올렸다. 7분 분량의 방송에는 임형묵 이사장(제주미디어협동조합)과 양은권 관장(서귀포예술의전당)의 통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통화내용에 따르면 전당이 대관불허 이유로 밝힌 [정치성을 띠고 있고, 편향성 우려가 있다]는 내용은 관장 ‘개인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드러난다. 양 관장은 ‘정치성이 있다 없다의 기준을 누가 판단하는가’의 물음에 “대관 결정사항은 제 전담사항이고 ‘정치성이 있다 없다’는 제가 판단했다”고 답한다. 따로 논의기구가 마련된 적은 없었다는 내용이다.

전당에 따르면 전당 내 ‘심의위원회’는 존재하지만 대관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만 운영된다. 이번처럼 영화나 공연 등의 ‘내용’에 대해서 판단할 때 운영되는 심의위원회나 논의기구는 따로 없다. 오로지 관장 개인의 판단에 의해 대관 결정이 내려지는 시스템으로, 전당이 강정국제평화영화제 대관 불허 이유로 밝힌 ‘정치성, 편향성’의 기준도 결국 관장 독단으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통화에서 드러난 관장의 대관 불허 판단 기준은 ‘해군기지·강정·비무장평화’로 요약된다. 정부시책에 반대하는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기본 입장 아래, 영화제의 성격이 자신의 기준으로 볼 때 ‘정치성과 편향성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양 관장은 통화에서 “이미 해군기지가 건설됐는데.. (영화제측은) 제주도가 비무장평화의 섬이 되도록 한다고 하고... (영화제측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모든 논의를 할 때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회’가 함께 한다는 내용도 있고.”라며 그가 판단한 정치성과 편향성 우려의 이유를 들었다.

이에 임 이사장은 “정부시책에 반대하면 불법인가? 그럼 비무장 평화의섬이 아닌 ‘무장 비평화섬’을 얘기하면 정부 시책에 맞고 정상적인거냐”며 “시민들이 해군기지를 부순 것도, 폭력을 행사하거나 불법을 행사한 것도 아니고 제주의 강정을 평화의 마을로 만들자는 취지의 영화제인데 정치성 편향을 띠고 있다고 판단하는 그 시각이 편향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관장 독단의 결정이니만큼 ‘책임’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내놨다. 임 이사장은 “이런 판단을 어떻게 관장님 혼자 내릴 수 있느냐. 공무원으로서 중립을 지킨다고 하겠지만 ‘자연인’으로 돌아가서는 정치성향이 있을 텐데, (독단식 결정)이 어떻게 공정하다고 할 수 있냐”고 묻고 강정국제평화영화제를 불허한 결정에 대한 모든 책임을 ‘결정자’가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강정국제평화영화제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귀포예술의전당은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들의 공간”이라며 “일부 공무원의 입맛에 맞게 운영된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짚고, 예고했던 ‘가처분신청’ 등 법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팟캐스트 '소도리팡'의 방송은 http://m.podbbang.com/ch/episode/10205?e=21947542 를 통해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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