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호 제주한라병원
흉부외과 과장

제주한라병원(병원장 김성수)은 폐암환자에 대한 무수혈 흉강경 수술이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무수혈 수술은 국내 의료계에서 논란을 빚으며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나 여전히 흔치 않은 사례이며, 제주지역에서 폐암환자에 대한 무수혈수술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수술받은 환자는 60대 초반의 남자 L씨. L씨는 조직검사결과 폐암 1기말이라는 진단을 받고 흉강경을 이용한 종양제거 수술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L씨는 종교적 이유로 수혈을 거부함에 따라 주치의인 전순호 흉부외과장을 비롯한 수술팀은 지난 14일 무수혈 흉강경 수술을 시도했다.

지난 2013년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폐암환자에 대한 흉강경 수술을 선보이기도 했던 전 과장은 무수혈수술에 따른 사전준비를 충분히 하고, 셀세이버(Cell saver. 환자의 피에서 적혈구를 걸러내 다시 환자의 몸에 투여하는 장치)를 대기시키는 등 만약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수술은 4시간30여분만에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경과가 좋아 L씨는 수술 3일만인 지난 17일 퇴원했다. 일반적으로 개흉수술 환자가 수술후 퇴원하기까지 2주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 빨리 회복된 것이다.

흉강경 수술은 상체 부위에 2.5~3㎝ 크기의 구멍 4곳을 만들어 기구를 집어넣고 모니터를 통해 수술부위를 보면서 수술하는 방법으로 절개부위가 적고 장기손상이 많지 않아 수술후 회복이 빠르며, 수술전후 출혈도 많지 않아 무수혈 수술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수술을 집도했던 전 과장은 “흉강경수술의 장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 시도된 폐암환자에 대한 무수혈 흉강경 수술은 보고된 바가 없다”고 밝히고 “앞으로 여러가지 이유로 수혈을 꺼려하는 환자들의 진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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