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8일)로 2주째에 접어든 구마모토 지진현장, 여진이 수차례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대피했지만 그 자리에 일본 전역에서 몰린 자원봉사자들이 재난재해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본은 특히 체계화된 조직으로 적절한 자원봉사자들의 배치가 이뤄져 이 분야에 여러 선례를 남기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변상희 기자

얼마 전 일본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피난민이 11만 명을 넘었다는 소식이다. 그와 동시에 그들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자가 일본 전역에서 구마모토로 향했다. 구마모토 시장은 SNS에 직접 피난민을 도와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했고, 강진 피해가 컸던 마시키마치 마을에는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 한다.

지진 등 재난재해 현장에서 늘 빠지지 않는 일본의 자원봉사자들. 일사분란하게 자신이 맡은 영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그들의 바탕에는 ‘조직화되고 체계화된 일본의 자원봉사 시스템’이 항상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정부에서 그리고 지방에서 구성된 탄탄한 조직체계를 통해 분야별 자원봉사자들을 관리하고 있는 시스템. 소위 선진화된 자원봉사의 예를 들 때 빠지지 않는 사례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큰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원봉사자 인력은 넘치는 반면, 체계화된 조직의 부재는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에도 분야별 인력 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체계적인 관리도 되지 않아 ‘서로 알아서’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는 등 그 능력을 백분 발휘할 수 있는 지휘체계의 부실함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때문에 늘어나는 자원봉사인력과 수요, 공급에 맞춘 자원봉사운동의 시스템화는 늘 선두의 과제로 떠오른다.

-제주의 자원봉사 활동 실태

2016년 3월 기준 자원봉사자 연인원 현황에서 제주도는 전체 지역 중 세종시 다음으로 제일 적은 인원수를 보여준다. @변상희 기자 (행정자치부 1365 자원봉사 포털 참고)

올 3월 기준 현재 제주인구 62만여명 중 자원봉사자로 등록된 인원은 13만명이 조금 넘는다. 그런데 실제 활동하는 인원은 1만 명으로 활동률로 보면 10%를 겨우 넘는다. 1회 이상 활동한 실인원을 연도 기준으로 추산하면 전체 등록인원 중 절반 가량만 활동 중이다.

행정자치부의 1365 자원봉사 포털에 따르면 제주도의 지난해 자원봉사 참여 실인원은 7만2587명(남3만3335명, 여 3만9252명)으로, 이는 등록된 자원봉사자 13만3천여명의 절반이고, 전체 인구의 10% 수준이다. 자원봉사운동을 확산시키고, 지속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게다가 이들 대부분은 여러 자원봉사 활동 분야 중 생활편의와 환경보호 등에 쏠려 있다.

2016년 3월 현재 제주의 전체 인구 중 20%가 자원봉사자로 등록돼 있다. 1회 이상 실인원을 연도로 추산하면 전체 등록인원 중 절반 가량만 활동중인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실인원은 7만2587명으로, 이는 등록된 자원봉사자의 13만3천여명의 절반이고, 전체 인구의 10% 수준이다. 자원봉사운동을 확산시키고, 지속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변상희 기자

자원봉사운동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실제 활동내용은 그 수준에 못 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진단으로 전문가들은 ‘체계화된 조직’의 필요성을 짚는다. 사회흐름에 따라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공급도 나쁘지 않지만, 이를 지속할 만한 시스템이 아직은 자리잡지 못 했다는 의견이 많다.

제주지역의 자원봉사 활동의 주요 분야는 생활편의와 환경보호 등에 쏠려있다. 재난재해와 국제협력, 농어촌 분야에는 활동이 미비해 각 분야별 수요를 파악하고 해당 분야의 자원봉사활동을 키워내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변상희 기자 (행정자치부 1365 자원봉사 포털 참고)

김성준 교수(제주대학교 행정학과)는 [제주도 자원봉사 모델 구축방안]에서 제주형 자원봉사 모델을 구축하고 자리잡기 위해서는 ‘주도적 조직체’가 필요하다고 짚는다. 자원봉사자의 모집에서부터 배치와 훈련, 인정과 보상 등 종합적 관리기능을 담당하는 매개와 조정 조직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지역의 자원봉사 조직체 구성도. 이중 2007년 세워진 제주특별자치도 자원봉사개발센터는 사실상 지역의 자원봉사운동 컨트롤센터로 그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부족한 인력과 체계화되지 않은 기관별 네트워킹으로 아직은 그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 하고 있다는 평가다. @변상희 기자 (행정자치부 1365 자원봉사 포털 참고)

제주도의 자원봉사운동은 사실 개별 부처별로 '각자'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의 조직체는 제주특별자치도 자치행정과, 제주특별자치도 자원봉사발전운영위원회, 자원봉사협의회, 자원봉사센터와 각 행정시 자원봉사센터 등이다.

사실상 컨트롤센터의 역할은 제주특별자치도 자원봉사센터가 맡고 있지만, 부족한 인력과 체계화되지 않은 시스템으로 각 행정시별 자원봉사센터의 정보를 총괄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기관 간 네트워킹이 곧 제주지역이 갖는 자원봉사 인적자원을 체계화 하고 효과적인 구성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전두 지휘할 중심축의 범위를 확장하고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도 자원봉사센터에서도 자원봉사 기관과 단체간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하고 효율적인 행정관리를 통한 서비스체계 확립 등을 올해 중점과제로 꼽고 있다. 그러나 13만 여명의 자원봉사자와 1500여 자원봉사단체를 관리하기에는 아직 인력과 행정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등록된 자원봉사단체의 활동 모습. 이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체계화된 조직력이 필요하고, 또 새로운 수요처를 찾아 자원봉사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변상희 기자 (제주시, 서귀포시 자원봉사센터 활동사진 참고)

-‘지속성’ 키우려면 행-재정적 지원부터

자원봉사자들의 공급은 꾸준한 한편, 이들이 연내 1회이상 활동하는 활동률은 10퍼센트에도 못 미친다. 아직 사회적인식과 인정이 미약해 ‘지속성’을 키워내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자원봉사 활동도 관변단체 주도로 이뤄져 행정지원금을 염두에 둔 봉사활동에 동원되는 분위기도 있다. 진정한 의미의 자원봉사에 대한 인식과 인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때문에 자원봉사 활동관련 업무를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전문관리자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프로그램의 기획에서부터 조직화, 수요처에 맞는 배치와 인적시스템의 구축, 교육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체계화된 조직을 갖춰야 자원봉사운동의 기본 터전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는 사회기부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이 전무한 지역 실정에 따라 제주에서는 행정의 행-재정적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짚을 수 있다. 자원봉사기관의 대부분이 영세성을 띄며, 자원봉사의 ‘지속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인정과 보상이 가장 큰 효과를 거두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문관리자와 전문센터의 활동영역을 넓히고 보장하는 데에도 ‘행-재정적 지원’이 가장 바탕이 돼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원봉사개발센터가 소개하고 있는 자원봉사 프로그램. 그러나 이중 일부분은 인력이 부족해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지 못 하고 있다. 특정 분야의 쏠림 현상을 막고 앞으로 필요한 활동영역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 @변상희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자원봉사개발센터 참고)

이외에 자원봉사의 지속성을 살리기 위한 보상-인센티브에 대한 연구와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무조건적인 ‘희생’의 의미를 바탕에 둔 자원봉사의 의미가 현대사회에서는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 자원봉사개발센터에서는 상해보험 가입 봉사자를 확대하고, 모범 봉사자에 대한 해외 연수기회도 제공한다고 하지만 아직 그 범위에 대한 예산이 넉넉치 않아 자원봉사활동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더불어 앞으로 제주지역의 자원봉사운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원봉사 수요처에 대한 전수조사도 우선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재 생활편의와 환경부분에 쏠린 자원봉사활동을 좀 더 분산화하기 위해서, 제주지역내 자원봉사 수요처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효과적인 배치와 교육, 시스템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자원봉사활동 영역에 대한 탐구도 물론 뒷받침 돼야 꾸준한 자원봉사활동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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