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문덕

# 용문덕을 찾아가다

서귀포시에 위치한 용문덕을 찾아간다. 이번이 두 번째 탐방길이다.

첫 번째 탐방은 지난 달 14일 동료와 갯깍 주상절리대를 탐방하고 난 후 시간이 좀 남아 자동차로 휘익 지나치듯 둘러봤다.

하지만 이곳이 세밀히 탐방해야 할 중요한 곳이어서 지난 19일 두 번째 탐방은 시작되었다. 이어 세 번째 탐방까지 이어졌다.

평화로를 거쳐 창천삼거리에서 안덕계곡 입구를 지나간다. 이곳에서 바닷가의 숨결을 느끼면서 질지슴을 만나고 싶어 대평리에 들어간다.

용문덕을 가는 길은 필자와 같이 대평리로 가거나 창천삼거리에 중문방면으로 가다가 예래동주민센터를 지나 논짓물로 내려오다 해안도로를 택하는 방법이 있다.

▲ 큰코지에서 볼 수 있는 기암괴석

대평리에서 서난드르를 지나 해안도로를 들어간다.

질지슴을 기준으로 서쪽은 큰코지, 동쪽을 조근코지라고 부른다. 하예포구에서 큰코지를 간다.

이곳 해안길은 시멘트로 포장된 작은 도로여서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자연을 만끽하며 걷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 큰코지 진황등대 밑에서 볼 수 있는 기암괴석

# 큰코지와 진황등대

하예포구를 조금 지나면 진황등대가 나타난다. 진황등대가 있는 곳은 큰코지라고 부르는 곳이다.

소나무 숲길을 갓 지나면 하얀 옷을 입은 진황등대가 필자를 반긴다.

진황등대라 불리는 이유는 1995년 제일교포인 강진황씨가 고향마을을 위해 건립한 것으로 그의 이름을 따서 진황등대라 부르고 있다.

▲ 할망당

# 할망당 가는 길

진황등대로 내려가기 전에 묘가 하나 있는데 묘가 눈앞에 보일 무렵 왼쪽으로 난 길을 쭉 따라가면 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소롯길이 나온다.

소롯길을 내려가다 보면 할망당이 나타난다. 이 할망당은 등대로 내려가면서 묘 바로 왼쪽 바다 밑을 보면 보인다.

이 할망당은 해녀당이라고도 부르는데 해녀들이 물질을 나가기 전 빈다.

할망당을 지나면 등대 밑까지 갈 수 있다. 할망당에서 등대 밑까지는 30m 정도 된다.

등대주변에는 용암이 뿜어낸 갖가지 형상의 기암괴석들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곳곳의 바위들은 동물모양의 기암괴석들로 가득 차 있다.

▲ 큰코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기암괴석.

# 큰코지 주변 기암괴석으로 가득

전황등대 앞 갯바위에는 낚시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전황등대 앞 갯바위에 걸터앉아 주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과 같다.

용암이 흐르다 굳어져 만든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은 그야말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바닷물과 가까이 있는 기암괴석들은 마치 야외에 전시해 놓은 수석전시장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여기에다 파도가 내는 흰 포말이 바위와 만날 때 마치 기암괴석이 움직이는듯한 착각에 빠진다.

▲ 코끼리 바위
▲ 코끼리 바위와 기암괴석

# 코끼리 바위 등 기암괴석 산재

등대 밑에서 기암괴석 사진 찍는 것에 몰두하다 지나가는 낚시객이 하나의 바위를 가리 치며 이 바위의 이름이 뭐냐고 묻는다.

용같이 생긴 바위라고 하니 용바위는 아니고 저쪽에서 각도를 잘 잡고 바라보라고 한다.

자세를 잡고 그 바위를 쳐다보니 코끼리 한 마리가 코를 내밀고 바다 쪽을 쳐다보는 모양의 코끼리 바위가 아닌가.

▲ 큰코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기암괴석

코끼리바위 주변에는 곰닮은 바위, 물개 닮은 바위, 등 여러 형태의 기암괴석들의 저마다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마치 동물원에 와 있는 듯하다.

큰코지 주변의 기암괴석들은 붉은 색의 클링커로 칼날 같은 형태로 해안 암반을 이루고 있다.

진황등대 큰코지로 서쪽에 있는 당캐포구너머 박수기정, 산방산, 군산, 가파도를 보고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다.

▲ 큰코지에서 바라본 질지슴 해안

# 작은 지삿개를 만나다

이곳 해안도로는 한적한 곳이다. 거기다가 갖가지 기암괴석이 널려있어 걷기에 아주 좋은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아아용암류는 인근의 바닷쪽으로 돌출된 조근코지도 만들고 있다.

큰코지에서 동쪽으로 난 해안가를 질지슴이라 부른다. 질지슴은 길옆에 수풀이 우거져 있는 모양이라서 질지슴이라 부른다. ‘질’은 ‘길’이 제주어이다.

▲ 질지슴 해안은 지삿개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

질지슴은 조면안산암에 형성된 주상절리의 해안을 볼 수 있다. 지삿개를 그대로 옮겨놓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지삿개는 크기가 크지만 이곳이 질지슴은 규모는 지삿개에 미치지 못하지만, 육각기둥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지삿개에서 바라보던 바위 모양이 그대로 옮겨놓은 듯 똑같다. 육각기둥이 되려다 만 바위도 볼 수 있고, 직접 손으로 만질 수도 있다.

▲ 용문덕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기암괴석.

# 용이 드나들던 ‘용문덕’

여기서 동쪽으로 가면 질지슴의 끝인 조근코지와 만난다. 이곳엔 용이 드나들던 용문덕이 있다.

용문덕으로 내려간다. 용문덕은 두 개의 바위가 서로 거리를 두고 서 있는 모습이다.

이 두 바위는 마치 커다란 곰 두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서로를 쳐다보는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바위를 멀리서 보면 마치 한 마리 용이 꿈틀대는 느낌을 받는다.

머리에서 꼬리까지 한 마리 용의 형태가 분명하다.

이 바위 사이의 간격을 보니 용의 지나간 덩치요, 곳곳에 있는 바위들은 용이 지나간 영물의 흔적임을 느끼게 한다.

▲ 기우제 바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기암괴석.

‘용문덕’은 ‘용이 바다에서 하늘로 승천하면서 지나가던 문턱’이라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이런 연유 때문인지 파도가 몰아칠 때는 바위와 바위 간격사이에서 용의 울음소리 가 우우 들린다고 하니 이 말의 의미를 알 것만 같다.

사실 이 소리는 파도가 몰아 칠 때 바위와 바위 사이의 마찰에 의해 나는 소리로 이 소리가 흡사 용의 울음소리처럼 들리는 것이다.

▲ 기우제 바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기암괴석.

‘용문덕’의 ‘덕’은 바닷가에 생긴 커다란 바위를 뜻하는 제주어이다.

용문덕 주변의 기암괴석을 보니 올레길에서 보는 것보다 깊이 들어가 보면 불쑥 솟아난 바위들이 더 높게만 느껴진다.

부엌 찬장인 살레를 달았다 해서 ‘살레덕 바위’, 시루떡같이 생겼다 해서 ‘시리덕 바위’ 등의 기암괴석들이 있다.

용암이 흐르다 그대로 굳어 생긴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들은 보는 이를 감동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 기우제 바위.

# 기우제 지내던 ‘기우제 바위’

용문덕에서 눈길을 돌리니 독특한 형상의 바위를 만난다. 기우제바위다.

뭔가 성에 차지 않는 듯 비쭉이 입술을 내밀듯하기도 하고, 눈을 지긋하게 감은 채 뭔가를 생각하는듯하다.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기우제 바위에서 마을 사람들은 기우제를 지냈다.

아무데나 하늘에 제는 지내지 않았을 터.

깨끗하고 수려한 자연 경관이 있기 때문은 아닐지 모르겠다.

바위틈은 척박한 토양이면서도 염분이 섞인 바람이 괴롭히고 있더라도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한쪽을 차지한 사스레피나무는 초록색으로 단장을 한지 이미 오랜듯하다.

이 기우제바위를 그냥 넘어 갈수는 없다. 바로 기우제 앞의 낭떠러지이기 때문이다.

기우제바위를 올레길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형태를 하고 있다.

▲ 기우제 바위

마치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다 힘들어서 기우러진 것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조근코지 해안에는 평평한 암반으로 드넓은 해안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아름다운 해안암석과는 다른 평탄한 암반 조간대를 형성하고 있다.

밀물과 썰물 때 바닷물이 물웅덩이에 모인 바닷물을 햇볕에 말린 짠물을 가마솥에서 달여 소금을 만들었던 소금빌레이다.

이 빌레에서 기우제 바위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려본다. 기우제 바위 앞쪽으로 눈 감은 돼지바위, 곰바위 등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조근코지 동쪽 해안변에는 두 용암류의 접촉부를 학인 할 수 있다. 붉은 색의 용암류가 급격히 검정색의 용암류로 바뀐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검정색의 용암류는 갯깍 주상절리까지 형성되어 있다.

▲ 환해장성. 보호해야 할 문화유산이다.

# 보호해야 할 환해장성

기우제 바위에서 올레길을 따라 가다보면 환해장성터가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환해장성 인근에 공사 중인 시설물로 인해 주변경관은 물론, 문화유산인 환해장성까지 파괴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용이 지나던 흔적위로 확 트인 바다를 보면서 그리고 갖가지 기암괴석을 보면서 삶의 고단함을 털 수만 있다면 이곳을 찾는 값어치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본 “제주의 기암괴석, 바위를 찾아” 쪽의 글과 사진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으므로 본 글과 사진의 무단전재 또는 재배포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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