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 예정 입지 중 정석만 안개일수 자체 자료 인용

-국토부 용역보고서에는 성산 자료 인용했다고 허위 조작

지난 3월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연구 최종 용역보고서]와 관련해 성산읍 제2공항 반대위원회가 제2공항 타당 예정지 평가항목 중 하나인 ‘연간 안개일수’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반대위는 어제(24일) ‘제2공항 정석기상 자료 엉터리-안개일수 조작’ 보도자료를 내고 “한진그룹과 용역팀 간 커넥션 가능성을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반대위에 따르면 제2공항 31개 예정입지 중 오직 정석만 ‘연간 안개일수’와 관련한 자료를 국가기관인 ‘기상청’이 아닌 자체 자료를 인용했으며, 최종 용역보고서에는 성산기상대 기상자료를 인용했다고 적시돼 있다.

지난 4월 제2공항 반대위가 용역팀에 최종용역보고서 관련 문제점을 질문한 내용. 용역팀은 답변에서 정석 비행장의 안개일수 자료는 정석비행장에서 실측한 자료를 적용해 분석했다고 답했다. @변상희 기자

반대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른 후보지는 국가기관인 ‘기상청’ 자료를 토대로 연간 안개일수 통계를 낸 반면, 정석공항만 정석측이 내놓은 데이터로 안개일수가 평가됐다”면서 “용역 연구 총괄기관이 한국항공대 산학협력단이고, 총괄팀 책임자인 김병종 교수도 ‘한국항공대’ 교수임을 감안하면, 한진그룹의 일종의 커넥션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정석비행장은 한국항공대 학생들이 시험비행을 하는 곳으로, 한국항공대는 정석인하학원을 재단으로 두고 있다. 이사장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며, 다수의 이사진이 한진그룹 소속이다.

사실상, 정석공항 부지를 지키기 위해 제2공항 입지 선정에 자기방어를 해야 할 한진그룹이 정석공항측의 ‘연간 안개일수’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내놓는 등 타당성 ‘점수’를 낮추기 위한 작용을 했을 것이다라는 게 반대위의 추측이다.

용역보고서 중 기상데이터 분석에서 정석공항은 연간안개일수를 토대로 한 점수를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기상데이터 분석 항목에서 용역팀은 [제주,고산,서귀포,성산]의 10년간 통계된 기상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고 적시했다. @변상희 기자

입지 타당성을 ‘점수’로 매긴 용역보고서에는 총 10개의 항목별 점수가 산정돼 있다. 총 100점을 기준으로 항목별 점수는 10점이 만점인데, 연간안개일수에서 정석은 1점으로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반대위 관계자는 “다른 후보지와 공평하게 평가를 하려면, 정석공항이 위치한 표선의 기상데이터를 성산이나 서귀포를 기준으로 하던지 그 평균으로 계산해야 했다.”면서 “국가기관인 국토부의 용역이, 국가기관인 ‘기상청’ 자료를 활용하지 않고, 어떤 장비로 어떻게 데이터를 산출했는지 입증되지 안은 정석측의 자료를 활용했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용역보고서 상에는 성산기상대 기상자료를 인용했다고 적시해 놓고, 실제 자료는 정석측의 기상데이터를 인용했으니 이는 허위내용 조작이다”며 “따라서 이번 용역은 허위고, 부실 용역이다. 재검토 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반대위는 이번 자료를 포함, 문제되는 내용들을 모아 조만간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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