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의 함정공개 행사 홍보 포스터. 참여 대상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입장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2일 오후 강정주민 김 모씨는 행사장 입구에서 '반대했던 사람'이라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했다. @변상희 기자

지난 31일부터 오늘까지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정박중인 해군함정 공개행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강정마을 주민이 '반대운동을 했었다'는 이유로 입장이 거부돼 논란이 예상된다.

6년째 강정마을에 거주중인 김 모씨는 "오늘 오후 2시경 해군함정 공개행사에 가기 위해 정문 입구에서 신분증 확인절차를 밟는데, 해군관계자가 '해군기지를 반대했던 사람이라 입장할 수 없다'고 막아섰다."고 본지에 제보했다.

어제도 강정마을주민들과 함정에 입장했던 김 씨는 "이미 한번 입장했어서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하고 오늘은 함정에서 바라본 구럼비가 궁금해 혼자 갔는데, 다른 시민들과 입구에서 줄을 섰다가 제 차례가 되자 한 군인관계자가 '반대했던 사람이라 출입할 수 없다'고 입장을 거부했다."고 황당해 했다.

행사장 입구에서 시민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며 '입장'시키고 있는 해군관계자들, 이중 한 관계자가 김 씨 차례가 되자 '반대했던 사람은 입장이 안된다'고 입장을 거부했다. @강정주민 김 모씨 제공

해군관계자는 그같은 발언을 재차 확인하며 메모하려 한 김씨의 펜과 종이를 뺏기도 했다.

김 씨는 "반대하는 사람이라 입장할 수 없다는 말을 분명히 듣고서, 해당 발언 내용을 확인하며 카메라로 찍으려 하니 이를 막고 메모하려고 펜과 종이를 드니 그것마저 뺏었다."면서 "다른 관계자도 나타나 '몇년 째 반대운동을 하더니 (함정 공개행사에 올) 염치가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대한민국 누구에게나 개방된 행사라더니 '반대한 주민'이라고 골라받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개인이 어떤 신념을 갖고 있는지 판단하고 입장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해군에게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개했다.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정박중인 해군함정의 공개행사가 지난 31일부터 오늘까지 진행중인 가운데, 강정주민 김 모씨가 '반대했던 사람'이라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해 논란이 예상된다. @강정주민 김 모씨 제공

해군의 이번 함정 공개행사 참여제한사항은 따로 없다. 함정내 안전에 따른 복장 당부사항은 있지만 공개행사 대상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해군은 행사를 홍보해왔다.

행사와 관련, 내부적으로 참가제한 사항을 따로 둔 것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해군관계자는 "홍보한 데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라면서도 "정문 앞에서 시위를 하는 주민들이 있어서 그것과 관련해 입장을 막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씨는 "그 시각에 정문 앞 시위하는 주민은 아무도 없었다. 오후에는 다들 일하느라 1인 시위도 하지 않았으며 나 또한 입장하며 반대관련 제스처를 취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해군은 김 씨가 '반대 주민'이라고 입장이 거부된 것과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해 답해준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돌아온 답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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